빙의는 없다 제 60 화
빙의는 없다 제 60 화
  • 인터넷팀 기자
  • 입력 2012-04-30 10:57
  • 승인 2012.04.30 10:57
  • 호수 939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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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경전의 뜻을 모르고 외워도 되나요?
A“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도선사 마애불, 대구 팔공산 갓바위 부처, 강화 보문사 관음불 등 유명한 기도처에 가 보면 반야심경부터 천수경까지 막힘없이 외우며 기도에 몰입한 불자가 많다. 이들을 볼 때면 경전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외우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
의 기도객들은 경을 읽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한한 공덕을 쌓는다는 생각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뜻도 모르고 무작정 경전을 외우기만 한다면 그것은 주문에 불과하다. 주문 자체도 힘을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의미까지 알고 외우는 경전에 비하겠는가. 송문관의誦文觀義라는 말이있다. 소리내어 문장을 외우면 마음으로는 뜻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경전의 한 구절이라도 마음 깊이 새기고 몸소 실천하여 깊은 뜻을 스스로 체득해야 한다.

Q 49재는 왜 지내나요?
A우리나라에서는 전통 장례로 3년상과 함께 1년에 한 번 고인의 기일에 맞춰 제사를 지낸다. 유교문화의 흔적이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49재를 지내고 명복을 빌고 있다. 50일, 1백일, 1년도 아니고 굳이 49일째 재를 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49일에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7일의 연속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49재는 흔히 칠칠재七七齎라고도 하며,사람이 죽은 날로부터 7일째마다 7회에 걸쳐서49일 동안 죽은 자의 극락왕생을 비는 천도의식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다음의 생을 받기 전까지 49일 동안 중유中有를 헤맨다고 본다. 이 기간 동안 망자가 생전에 행한 선과 악을 바탕으로 다음 생이 결정된다고 한다. 49일째 되는 날은 명부시왕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염라대왕이 망자를 심판한다. 49재를 지내는 이유는 망자의 다음 생을 위해서이다.
이 기간 동안 지극한 정성으로 불공을 드리고 재를 올리면 악업이 소멸되어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아 있을 때 미리미리 공덕을 쌓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Q 목탁을 두드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똑똑 또로록!”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내는 목탁은 사찰을 가장 사찰답게 하는 법구이다. 그런데 염불을 하거나 대중이 모여 경전을 외울 때 목탁을 두드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목탁은 원래 목어를 작게 개량한 것으로 나무를 둥글게 깎고 속을 파낸 것이다. 손잡이는 물고기의 꼬리이며, 갈라진 것 은 물고기의 입, 갈라진 끝에 둥글게 구멍을 판것은 물고기의 눈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왜 하필 물고기를 두드릴까. 목어를 두드리는 이유는 첫째, 물속에 사는 중생의 고통을 제도하기 위해서다. 둘째, 물고기는 눈꺼풀이 투명하여 밤에도 눈을 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늘 깨어 있으라, 게으르고 태만하지 말라는 뜻으로
목어를 두드린다.

Q 집안에 불상을 모셔도 되나요?
A집안에 불상을 모시는 것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불교계에서는 요즘같이 바쁜 시절, 따로 시간을 내어 사찰을 찾아가는 불자라면 가정에서 불단을 만들어 예불을 올리는 것이 바람직한 신행활동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간에서는‘부처님을 집에 모셔두면 좋지 않다’는 속설이 있다. 불교에서는 인도,미얀마, 태국, 중국, 대만, 홍콩, 일본 등 아시아 불교국가의 수많은 불자들이 집에 부처님을 모
셔놓고 조석으로 예불을 올리는 것을 예로 들며 민간 속설이 낭설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 집안에 불상을 모시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민간 속설을 낭설이라고 몰아붙일 수는 없다. 실제로 많은 잡령들이 집안에 모신 불상에 자리 잡고 신 노릇을 하는 경우들을 숱하게 보아 왔다. 이런 귀신들은 마치 자신이 신이라도 된 듯이 행동하기 일쑤다. 대단한 기운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불상은 모시지 않는 것이 좋
다. 자칫 신줏단지를 모시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지 모른다. 경험에서 하는 이야기이다.

Q 벽면에 귀신 같은 형상이 나타나는 일도 가능한가요?
A그런 일을‘물령화 현상’이라고 한다. 귀신이 한 장소에 오랫동안 머물면 그 기운이 벽에 닿아서 그들의 형상을 만든다. 흉가나 귀신이 자주 출몰하는 장소에 가면 바위, 나무 등에 귀신의 형상이 새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귀신은 물질의 변화도 일으킬 수 있다.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만넨사에는 인형 하나가 모셔져 있다.
동그랗고 까만 눈을 가진 높이 30cm 안팎의 이 인형은 1919년 세 살 된 어린이 오기쿠가 죽고 유품으로 남은 것이다. 그런데 인형의 주인이 죽은 뒤 인형의 검은 머리가 살아 있는 것처럼 잘라도 자라나는 것이었다. 만넨사에서는 해마다 3월 21일에‘오기쿠’인형의 정발회를 열고 인형의 앞머리를 손질한다. 앞머리를 일직선으로 잘라도 반년쯤 지나면 2~3mm쯤 자란다.
이렇게 오기쿠 인형은 60년이 지난 현재 단발 머리였던 것이 허리 밑까지 자라나고 있다. 생전에 애착을 가졌던 인형에 머물러 있는 오기쿠의 영혼이 일으킨 변화이다. 귀신이 좋아하는 공간은 특징이 있다. 주로 햇볕이 잘 들지 않고 음침하며 습기가 많다. 그런 곳에 있으면 왠지 가슴이 답답해지며,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고 꿈자리가 사납다. 집안 청소를 해도 지린내 같은 냄새가 나고 벽에는 금이 가 있거나 부서져 있
다. 귀신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항상 청결하고 정리정돈을 잘 하는 것이 좋다. 환기도 자주 시켜 주고, 햇볕이 잘 들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팀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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