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5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맞아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 잠룡인 김두관 경남지사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문 고문의 불출마 선언은 사실상 김 지사에게 대권행 열쇠를 쥐어주는 모양새가 되면서 ‘김두관 대망론’이 급부상할 것이라는 게 정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문 고문의 불출마 발언은 김 지사 지지 선언과 다름 아니라는 자체 해석이다. ‘문재인 대망론’이 일면서부터 ‘문재인 대체재’나 ‘문재인 대타’라는 평가를 받아오던 김 지사에게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김 지사의 대권 행보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도 김 지사는 대권행을 이미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문재인 고문과의 사전조율 필요성 때문에 시기를 늦췄던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 측 한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총선 이후 문재인 고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김 지사가 현재까지 대표적 친노 대선주자인 문 고문을 뛰어넘을 명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김 지사가 대선출마를 선언하기 위해서는 문 이사장의 (안철수 원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했던) ‘아름다운 양보’가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가 6월 민주당 전대를 전후로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반면, 문 고문의 불출마 선언은 기존 ‘빅3’로 꼽히는 손학규-정동영-정세균 상임고문의 대선 가도에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
친노가 당의 주류로 등극, 당내 입지가 줄어든 상황에서 문 고문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이들의 앞길을 막아선 꼴이 됐기 때문. 이들은 내심 문 고문과 김 지사 두 사람 모두가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 친노의 분열 양상을 노렸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민주당에선 김 지사는 친노 세력뿐만 아니라 동교동계 등 구민주계와 486 수도권 의원들과의 관계도 두터워 이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더욱 좁아졌다는 평이다. ‘빅3’가 각자 다른 행보를 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결국 김 지사에게 급격히 무게추가 쏠릴 것이라는 방증이다.
문 고문의 불출마 입장이 현실화될 경우 김 지사는 그 자체만으로 대권 가도에 탄력을 받게 된 셈이다.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