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오 시장은 어제 블로그에서 눈칫밥, 멍든 밥 대신 따뜻한 밥을 먹이자는 대다수 국민들을 공짜나 바라는 쥐로 매도하는 심각한 인격모독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이 최고위원은 "복지정책이 좋다, 나쁘다, 모자란다, 넘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쥐에 빗대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친환경 무상급식을 지지한 서울시민의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쿠데타적 망언"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이 서울시의 주민투표법 발의와 관련해 동의요구안을 제출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유권해석이 서울시와 오 시장에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오 시장은 서울시장직을 내놓고 당당히 대권에 도전하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조배숙 최고위원도 거들었다. 조 최고위원은 "포스터에 쥐를 그리는 것만으로도 구속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대한민국에서 쥐덫을 언급한 오 시장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반값등록금, 오 시장이 주장한 준비물 없는 학교도 공짜치즈이고 쥐덫 위에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부자감세를 철회하면 대다수 국민들은 더 적은 세금으로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며 "오 시장은 자신의 치적에 급급한 한강 예술섬 등의 무분별한 삽질공사 홍보비용에 쓸데없는 예산을 쓰지 말고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하겠다는 용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이춘석 대변인도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스스로 자기 덫을 놓은 사람은 다름 아닌 오 시장"이라며 "이제라도 쥐덫에 걸리고 싶지 않다면 국민을 사분오열시켜 자신의 야망을 채우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또 오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위해 서명운동에 돌입했다는 점을 들어 "서명운동이 본격화될수록 국민들은 전국에서 최초로 무상급식이 실시됐다는 과천의 국회의원이, 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인지를 의아하게 여길 것"이라며 "핵심적인 이슈에는 늘 입을 다물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지역구에는 왜 조용히 무상급식이 실시되고 있는지를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국민들을 쥐떼로 보지 않는다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오만불손한 발언"이라며 "국민들이 복지를 선호하게 된 것은 공짜를 좋아해서가 아니다.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자신들이 낸 세금을 제대로 사용하라는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짜 좋아하기로는 오 시장을 당할 사람이 없다. 지난해 서울시의회에서 무상급식 예산이 통과된 이후 시의회에 출석도 하지 않고 직무유기를 하고서도 월급을 챙기지 않았느냐"며 "억대가 넘는 서울시장 연봉은 공짜인 줄 아느냐"고 꼬집었다.
한편 오 시장은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민주당의 무상복지 시리즈, 왜 나쁜 복지인가'라는 글을 통해 "'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라는 러시아 속담이 있다"며 "빛깔 좋고 먹음직스러운 치즈 밑엔 다음 세대와 서울의 미래에 족쇄를 채우는 무서운 진실이 있다"고 민주당의 무상복지를 비난했다.
박정규 기자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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