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다 가블러, 연극 팬 떨리게 하는 연극
헤다 가블러, 연극 팬 떨리게 하는 연극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2-04-23 10:49
  • 승인 2012.04.23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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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지배하려는 여자, 오직 욕망하는 존재로서의 인간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초연 후 120여 년 만에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이는 <헤다 가블러>. 명동예술극장이 2012년 첫 신작공연으로 ‘현대연극의 아버지’ 입센의 <헤다 가블러>를 선보인다. 입센은 현대 연극(modern drama)의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며, 연극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이다. 이번 명동예술극장 <헤다 가블러> 공연은 1891년 초연 이후 120여 년 만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프로무대에서 공연되는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헤다 가블러’ 위해 13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온 배우 이혜영
 
전세계적으로 ‘헤다’역을 어느 여배우가 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색깔이 확연히 달라져 왔다. 명동예술극장의 첫 ‘헤다’는 동아연극상 2회 수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으며, <햄릿1999> 이후 13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온 배우 이혜영이 맡았다.
 
강애심, 김수현 등이 만들어내는 밀도 높은 앙상블도 주목
 
최근 <다윈의 거북이>, <연변엄마>, <빨간시>, <878미터의 봄>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으며 2009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을 수상한 강애심은 고모 율리안네를, 연극,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탄탄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김수현은 남편 테스만을 맡았다. 또 헤다에 대한 욕망,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지닌 천재이자 ‘돌아온 탕아’인 헤다의 옛 애인 옐레르트는 호산 배우가 맡았다.
 
 
극중 헤다는 극이 진행되는 4막 내내 거의 무대를 떠나지 않는다. 마치 그녀가 운명을 지배하려 했으나 결국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것을 보여주듯, 모든 이들은 그녀의 집으로 그녀를 보기 위해 찾아온다. 1막에서는 모든 인물들과 그 관계가 밝혀지는데, 표현주의와 사실주의의 틀 안에서 마치 헤다가 현미경을 통해 인물들을 관찰하는 듯이 세밀하게 그려진다. 2막에서는 헤다가 브라크 판사를 향해 권총을 발사하는 소리로부터 출발하는 이미지를 살려, 서로를 먹이처럼 사냥하려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그리면서 욕망의 관계망을 드러낸다. 3막은 옐레르트의 사라진 원고의 행방과 원고를 손에 넣은 테스만의 의중, 이 사건의 진실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는 듯 행동하는 브라크 판사, 헤다가 건넨 총을 받아 들고 나서는 옐레르트의 모습들이 마치 추리극의 한 장면처럼 조명되고 그려진다. 그리고 4막에서 옐레르트의 죽음을 통해 극대화된 인물들의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극은 끝을 향해 달리게 된다.
 
여신동이 맡은 <헤다 가블러>의 무대는 헤다의 내면을 시각화하고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디자인되었다. 전체적으로 화이트와 블랙을 바탕으로 헤다의 피아노의 가는 다리를 통해서는 위태롭고 예민한 헤다의 심리를, 가블러 장군의 동상 (원작에서는 초상화로 표현되었다)을 통해서는 가블러 장군의 존재를 보다 사실적이고 강박적으로 드러나도록 형상화하였다.
 
줄거리-
 
헤다는 곧 교수가 될 유능한 문화학자 테스만과 결혼해 6개월간의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아름다운 저택에서의 신혼 생활을 시작한다. 어렵게 마련한 저택이지만, 이곳에서 고지식한 테스만과 함께하는 결혼생활이 헤다에게는 지루하고 따분하게만 느껴진다. 그러던 어느 날 헤다의 동창 테아 엘브스테드가 찾아오는데...
 
 
 
장 소 : 명동예술극장
 
티켓가격 : R석 5만원 | S석 3만5천원 | A석 2만원
 
문의•예매 : 명동예술극장 1644-2003 www.MDtheater.or.kr / 인터파크 티켓
 
5월 2일부터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 화요일 공연 없음
 
티켓 가격 2만원~5만원, 예매 및 문의전화 www.mdtheater.or.kr 1644-2003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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