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한국이 아시아에서 남녀 불평등이 가장 심각한 나라로 손꼽히는 불명예를 얻었다.
뉴욕에 위치한 비영리재단 ‘아시아 소사이어티’는 건강·교육·경제활동·정치·리더십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아시아 여성이 가지고 있는 지위 실태를 조사해 발표했다.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학교의 애스트리드 투미네즈 교수가 편집한 이 보고서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파키스탄·인도·캄보디아 순으로 남녀 불평등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 임금 대비 여성 임금의 비율이 51%로 가장 낮았으며, 한국에 이어 네팔·방글라데시·중국 순으로 이어졌다. 일본도 60%로 그다지 높지 않았다.
기업 간부 중 여성의 비중은 일본이 5%로 가장 낮았으며, 태국과 필리핀이 39%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인도와 중국은 각각 14%, 25%를 기록했다.
기업 임원 중 여성의 비율은 일본0.9% 한국1.9% 중국8.5%로 세계 평균 21%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를 보였다.
재단은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은 인재개발이 가장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여성 개발이 매우 초라하다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아시아에서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크고 여성 지도자들이 극히 적은 현실은 연간 890억 달러의 생산성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스트리드 교수는 “여성의 지위가 나라와 분야별로 매우 다르다”며 “다만 전반적으로 이런 추세가 계속 될 경우 아시아는 많은 성과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예측했다.
한편, 재단은 태어나기 전부터 남녀 불평등이 시작됨을 지적하며 중국 및 인도에서 성행하는 남녀 성별 낙태나 여아 살해 등을 예로 들었다.
또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여자 어린이들이 의료·영양·교육 등의 면에서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은 성 차별의 개선방안으로 여성 지도자 양성·육아휴가확대·어린이 및 노인 부양 지원·남녀 평등한 은퇴 프로그램 등을 제안했으며, 무엇보다 남녀의 가치를 동일하게 평가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