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주부들의 고민 “남편이 변태 같아요”
급증하는 주부들의 고민 “남편이 변태 같아요”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12-04-17 10:26
  • 승인 2012.04.17 10:26
  • 호수 937
  • 5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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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페티시적 성향’에 아내 ‘화들짝’

[일요서울|서준 프리랜서] 최근 자신의 남편이 변태 같다고 고민을 털어놓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서울 시내의 한 남성비뇨기과에는 과거에는 별로 없던 이런 류의 전화가 최근 일주일에 1~2건씩 걸려오고 있다는 것. 여성들은 남편의 성적 취향에 대해서 딱히 상담할 곳도 없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길도 없어서 이렇게 비뇨기과에 전화를 하고 있는 실정. 하지만 비뇨기과 역시 성적 취향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요즘 주부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 딱히 남편과 다른 문제는 없지만 유독 이러한 ‘변태 같은 남편’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한다. 변태성향을 가진 남성을 남편으로 둔 여성들의 고민을 집중 취재했다.

스릴 넘치는 섹스 맛보려는 남편, 곤혹스런 아내
산, 야외, 영화관과 화장실 등에서도 섹스 요구

그렇다면 도대체 왜 최근 들어서 이런 고민을 하는 여성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힘들지만 대체적으로 해외 포르노 동영상의 대중화와 이를 통한 성의 개방을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사실 수년 전만 해도 포르노를 구입해 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해외 P2P사이트를 통해서 어렵게 포르노를 구한다고 해도 화질도 좋지 않았고 자칫하면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도 높았다. 그러다 보니 포르노는 아는 사람끼리 CD형태로 유통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 하지만 이런 지인마저 없는 사람이라면 포르노를 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잠자리에 ‘하이힐 신고 와’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국내 P2P사이트에서 몇 백 원 정도만 지불하게 되면 초고화질의 포르노를 누구나 다운받아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하루에는 수십, 수백 개에 달하는 외국 포르노들이 꾸준히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단 몇 일만 지나도 ‘신작’이 수북이 이게 마련이다. 이렇게 접근성이 현저하게 높다보니 이에 중독되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이들의 성적 취향이 자연스럽게 바뀌면서 이 때문에 고민하는 아내들도 많아진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그러면 주부들이 하는 고민은 대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것일까. 취재진은 한 비뇨기과 관계자를 통해서 요즘 주부들의 고민을 엿들을 수 있었다. 서울 K비뇨기과 관계자의 이야기다.

“주부들의 하소연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다름 아닌 남편들의 페티시적 성향이다. 사실 페티시적 성향은 인류가 생긴 이후로 꾸준한 하나의 성적 취향이었지만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는 주부들이 남편들의 이상행동에 놀라서 상담을 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남성들은 아내와 잠자리를 할 때 아내에게 하이힐을 신기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가터벨트 등 특정한 물건을 착용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들은 내심 심하게 놀라게 되고 그 마음을 진정하지 못해 상담을 해오는 것이다.”

때로는 ‘장소’를 바꿔서 성행위를 하려는 남성들 때문에 곤혹스러운 여성들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 잠자리는 자신의 집에서 하거나 혹은 ‘이벤트성’으로 부부들도 모텔을 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정도를 넘어서 카섹스를 추구한다던가, 산, 야외, 심지어 영화관과 화장실 등에서도 스릴 넘치는 섹스를 맛보려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이를 고민스러워 하는 여성들이 늘어난다는 것. 비록 남성은 ‘짜릿한 흥분’을 맛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여자의 입장에서 타인들의 눈에 발각이 된다는 것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하고 싶어 하는 남편을 말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작정 아무 곳에서나 응해 주자니 이 역시 고민스럽다는 이야기.

취재진은 이러한 고민을 가진 한 3년 차 주부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남편을 정신과 상담 받게 할 수도 없고…”

“사실 남편은 결혼 직후에만 해도 잠자리에 관해서만큼은 ‘순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쩌면 나 역시 남편의 그런 모습에 매력을 느꼈는지 모르겠다. 흔히 남자들은 ‘짐승’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 과격한 모습이 없어서 나도 그것이 좋았던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잠자리에 익숙해지고 나면서부터 남편은 많이 변해가기 시작했다. 어디서 봤는지는 모르지만 이상한 체위를 요구하기도 하고, 함께 야외에 나갔을 때에는 주차장의 구석진 곳에 카섹스를 하려고 했다. 한번은 어쩔 수 없이 응했는데, 우리를 밖에서 응시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는 놀라서 죽을 뻔 했다. 하지만 그런 사건이 있은 후에도 남편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스릴을 더욱 즐기기라도 하려는 듯이 더 이상한 장소에서 섹스를 하려고 했다. 남편에게 정신과 상담을 받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성행위를 할 때마다 너무 고민스럽다.”

이렇게 한쪽 편이 아주 심하게 거부감을 보일 때에는 문제가 있지만, 사실 부부간의 성적 취향에 대해서는 딱히 ‘변태’라는 것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로가 합의를 할 수 있고, 정신적 심리적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그 어떤 것도 허용되는 것이 부부간의 성행위라는 것. 따라서 여성들이 지나친 걱정과 고민을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만 그런 남편과의 섹스 행위 자체가 불편하고 짜증이 날 때에는 남편과 가볍게 대화를 시도해보라고 말한다. 다만 이 문제를 너무 진지하거나 심각하게 말을 하면 남성의 성적 욕구가 감퇴될 수 있기 때문에 그저 ‘가볍게 지나가는 이야기’로 하되, 그 행동이 지속될 경우에는 약간씩만 강도를 높여가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남성들도 자연스럽게 이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혼자서만 고민하면서 괴로워하지 말고 서로간의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해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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