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헌 공군참모총장 비리연루설로 옷 벗는 숨겨진 진실
박종헌 공군참모총장 비리연루설로 옷 벗는 숨겨진 진실
  • 이광영 기자
  • 입력 2012-04-16 11:51
  • 승인 2012.04.16 11:51
  • 호수 937
  • 2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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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군수비리 기업에 아들 취업 의혹
▲ <박종헌 공군참모총장=뉴시스>
  
[일요서울|이광영 기자]공군이 전역한 공군 정비사들로 구성된 항공전문기업 (주)블루니어가 200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문제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공군 현역과 예비역들의 (주)블루니어와 유착관계를 조사 중이며 추후 감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군 정보기관에 의해 박종헌 공군참모총장의 아들이 블루니어에서 근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역시 부당이득과 연관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러 일으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공군 항공기 추락사고, 군수비리가 원인

감사원의 조사 결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참모총장 자리가 한 몫 챙기기 위한 자리냐’라는 국민의 지탄과 함께 전면적인 군수비리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일요서울]에서는 현재 일고 있는 공군과 블루니어 간의 내막을 추적해 본다.
 
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박종헌 공군참모총장의 아들은 2009년 봄부터 지난해 1월까지 블루니어에서 평사원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취업 당시 박 총장은 교육사령관(중장)에 재임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5일 언론에서는 박 총장이 2010년 9월 총장 임기를 시작한 이후에도 4개월간 아들의 취업이 유지되도록 잘못 처신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감사원이 항공기 정비업체에 대한 감사를 박 총장 아들이 퇴직한 이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착수했지만 박 총장의 아들문제까지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결국 박 총장은 임기(2년)가 6개월 남은 상황에서 김관진 국방부장관을 통해 교체통보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감사결과에서 박 총장 또는 김관진 장관의 이름까지 거명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박종헌 공군참모총장 돌연 교체 이유는?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김관진 장관이 지난 3일 박 총장에게 4월 군 정기인사에서 교체대상에 올랐다는 사실을 전화로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아직 임기가 6개월이 남았고 의혹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나온 교체라는 점에서 사실상 불명예 퇴진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29대 김성일 전 총장은 KF-16 전투기 추락사고, 3·1절 골프물의를 이유로 1년 6개월 만에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30대 김은기 전 총장 역시 참여정부 사람이라는 점과 제2롯데월드 건축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을 이전하거나 활주로를 신설하는 것에 반대한 점이 임기를 7개월 남겨두고 교체된 결정적인 사유로 추측되고 있다. 반면 28대 이한호 전 총장이나 31대 이계훈 전 총장은 2년 임기를 꽉 채웠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공식 임기가 지나지 않았지만 10월에 있을 다음 정기 인사에서 임기를 넘길 수 있어 교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입 다문 국방부·공군, 감사원 핑계만
 
하지만 공군은 박 참모총장이 블루니어와 연루된 의혹에 대해 철저히 입을 다물었다. 공군 관계자는 “감사원에서 감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대응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군 관계자는 블루니어 부당이득 사실을 내부에서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자세히 아는 분은 없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에서 알았더라도 군에서 먼저 공표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사실 확인 뒤 자체적인 해결책을 찾는 게 우선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공군은 부실·허위정비로 인해 지난 2010년 4월 주조종사를 비롯한 탑승자 4명이 모두 사망한 ‘링스헬기’ 추락 사고가 일어나면서 결국 감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감사를 착수하는 수모를 겪고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군 관계자는 “작년 봄쯤 블루니어에서 일하고 있다는 예전 후임을 우연히 만났다. 그 후임에게 블루니어와 공군이 금전적으로 유착관계에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블루니어의 부당이득 혐의가 언론을 통해 처음 공개된 것은 지난 2월 초. 작년 봄에도 이에 대한 얘기가 떠돌았다는 것은 블루니어와 관련된 의혹이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결국 국방부와 공군 내부에서도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국방부가 모르고 있었다면 이는 군 내부감찰 기능에 구멍이 생겼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사고원인까지 밝혀진 상황에서 그 구체적인 비리혐의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이는 국방부 내부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감사 착수 전 내부적으로 보고되거나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감사원에 물어보면 알 것”이라는 입장만 고수했다.
 
‘자취 감춘’ 블루니어, 추락사고 우려만 남겨
 
블루니어 홈페이지는 현재 폐쇄돼 있으며 구로구 소재 본사에도 현재는 다른 회사가 들어와 있고, 안산의 공장은 폐쇄됐다.
 
블루니어에서 관리자급 직원으로 근무했다는 익명의 관계자는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감사원의 감사가 시작됐다는 지난 연말부터 회사에서 급여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스스로 회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2~3명을 제외하곤 모두 회사를 나온 것으로 안다. 이후 회사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정비업체는 보통 공군과 5년 정도 계약을 맺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밝혀진 블루니어가 부당이득을 챙겼던 5년(2006~2010년)의 기간과 함께 박 총장의 아들이 지난해 1월까지 근무하고 회사를 나온 시기와도 들어맞는다.
 
한편 이 관계자는 블루니어의 공백에 따른 공군 측의 영향에 대해 “당장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부당이득을 취한 과정에서 제기됐던 정비 불량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자칫 인명사고가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관진 장관, 어떻게 할 것인가?
 
블루니어의 부당이득 200억 원에 대한 몸통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다만 박 총장 아들의 취업 의혹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박 총장의 교체를 통해 의혹을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부당이득 취득 기간이 5년임을 감안할 때 군수비리는 전임 총장 때부터 발생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감사원 결과와 상관없이 국방부가 이번 의혹을 내부적으로 명확하게 밝혀내고 처리하지 못한다면 김관진 장관도 군을 제대로 통수하지 못했다는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현 정권 들어 군과 관련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상황에서 김관진 장관의 행보에도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광영 기자 gwang@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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