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l강휘호 기자] 최근 수원 토막사건의 주인공이 ‘조선족’ 우원춘(42)씨로 밝혀지며 그 여파가 ‘외국인노동자 혐오증’으로 확산되고 있다.
연일 조선족이나 외국인 노동자를 향한 비난 여론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의 어린 여학생들에게 노골적으로 접근하는 장면이 담긴 이른바 ‘외국인 노동자 강제 헌팅’ 사진마저 공개되자 국내 네티즌들이 분노했다.
13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소름 돋는 외국인 노동자들, 어린 여학생 강제 헌팅 장면’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사진이 등장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2∼3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지하철역사로 보이는 장소에서 길을 가던 여학생 2명을 가로막고 무언가 이야기를 건네는 모습이 담겨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중 한명은 부담스러운 듯 몸을 비틀며 발을 뒤로 빼고 있는 여학생에게 팔짱까지 끼고 있다. 또 다른 외국인은 즐겁다는 듯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실실 웃으며 서있다.
사진은 게재한 네티즌은 “지하철역에서도 저러는데 동네에서는 말 안 해도 알겠죠?”라며 “(여학생들이) 지나갈 때마다 길을 막고 ‘돈 많다. 나랑 자자’라고 한다”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행태를 고발했다.
당시 일행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또 “변태들이 길을 막은 다음에 우리가 무서워하는 걸 즐긴다. 아는 언니의 경우 치마를 입고 가는데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놓고 속옷을 만진 경우도 있다. 밤에 외국인 때문에 무서워서 외출을 못 하겠다”며 “(이런 현실이) 뉴스에는 나오지 않고…. 다문화(정책)? 개나 줘!”라고 호소했다.
한 네티즌에 의해 고발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 같은 행태는 삽시간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나갔고 외국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켰다.
이렇게 확산된 ‘외국인 노동자 혐오증’은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으로 이번 4·11 총선에 새누리당 비례대표 15번으로 출마해 국회의원이 된 이자스민(35)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총선 이튿날인 12일 ‘이자스민이 받게 될 200가지 혜택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일부 민족주의적 성격이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네티즌들에게 전파됐다.
글 속에는 “이자스민이 불법체류자 무료 의료지원과 외국인 유학생 장학금 지원, 고향 귀국비 지원, 외국거주 가족 한국초청 비용지급, 다문화가정 아이들 대학 특혜입학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하지만 ‘이자스민 퇴출 서명운동’까지 일어나게 한 이 글은 이자스민을 흠집 내기 위해 허위로 조작된 것이 드러났다.
급격하게 확산된 ‘외국인 노동자 혐오증’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네티즌들은 “수원 20대 여성 살해사건의 범인이 조선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외국인 노동자들 전체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선 안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 보호도 좋지만 그보다 자국민의 안전이 우선이다. 일본처럼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