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통합신당 띄워 박근혜와 한판 붙자
국민대통합신당 띄워 박근혜와 한판 붙자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1-01-11 15:57
  • 승인 2011.01.11 15:57
  • 호수 872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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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김두관發 야권 정권 탈환 프로젝트 ‘빅텐트론’

차기 대선을 2년여 앞두고 대선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2011년 신년을 맞이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압도적 1위를 달리고 그 뒤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부상하면서 민주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국회의원 한 석도 없는 국민참여당의 유 전 장관이 2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등 민주당 잠룡들의 대권 가도에 빨간등이 켜진 셈이다. 동시에 국참당에서는 진보진영 및 시민사회 제세력을 포함한 ‘빅텐트론’을 내세워 차기 대권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부동의 1위인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잠룡들을 긴장케 만들고 있다. 진보 진영에서 주창하는 ‘빅텐트론’속 정권 탈환 시나리오를 추적해 봤다.

신년 각종 여론조사에서 참여정책연구원장으로 있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야권의 박근혜 대항마로 부상하면서 민주당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최근 한 일간지 여론조사에선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를 묻는 질문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3.5%의 압도적 지지로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은 6.3%로 2위를 기록했고 그 다음으로 오세훈 서울시장(5.9%), 김문수 경기지사(5.4%), 손학규 민주당 대표(4.5%),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4.3%), 한명숙 전 총리(3.9%),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3.3%),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2.7%) 등이 뒤를 이었다.

눈여겨 볼 점은 민주당 잠룡들이 여론 조사에서 뒷심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손 대표의 경우 지난해 말 예산안 날치기 통과 이후 장외 투쟁에 나서 이명박 정권과 날 세운 공방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행과 집필로 조용하게 지내고 있는 유 전 장관에게 뒤처지면서 초상집 같은 분위기다. 과거 당 대표로 당선되던 시절 10%대까지 치고 올라갔던 손 대표였다.


유시민 뜨니 ‘빅텐트론’도 뜬다

무엇보다 연초 여론조사에서 유 원장이 ‘박근혜 대항마’로 부상하자 국민참여당에선 ‘빅텐트론’을 내세워 민주당을 한층 더 압박하고 나섰다. 즉,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진보신당 노회찬, 심상정 후보,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 등 제세력이 모여 ‘국민대통합신당’(가칭)이라는 ‘페이퍼 정당’에 들어가 자유롭게 국민참여경선을 치루자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과거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대통합 민주신당이란 새로운 깃발을 내세워 손학규·정동영·이해찬·한명숙·유시민·추미애·신기남·김두관·천정배 ‘9룡’이 모였다. 예비경선(컷오프)으로 5룡(손학규·정동영·이해찬·한명숙·유시민)이 됐다가 손학규·정동영·이해찬 3파전에서 정동영 후보가 최종 승리했다. 대통합 민주신당을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셈이다. 국참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지금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유 원장이 30%대에 진입해 박근혜 전 대표의 야권 대항마로 치고 올라갈 경우 민주당은 ‘빅텐트론’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야권이 경선에서 국민적 흥행을 얻어야 본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대결구도가 가능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김두관 경남 지사가 내년 2월 중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으로 진보 진영이 추진하는 ‘빅텐트론’에 무소속으로 참여할 것이다. 그는 영남 출신으로 이장에서 장관, 도지사로 이어지는 입지적인 경력으로 인해 ‘리틀 노무현’으로 불린 인물이다. 특히 민주당 볼모지인 경남에서 도지사로 당선됐다는 점은 오는 2012년에 경선에서 ‘김두관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 지사 측에서도 김 지사가 야권 단일후보로 돌풍을 일으킬 경우 ‘평민 vs 공주’ 대결구도가 이뤄지는데다 막강한 영남후보라는 점에서 여타 거론되는 야권 후보에 비해 박근혜 대항마로서 손색이 없다고 보고 있다.

또한 국참당에선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를 가정 2012년 대선 막판 시점에 민주당 대선 후보와 야권 단일화 병행 작업을 하면 된다며 배수진을 깔아두고 있다. 하지만 국참당에서 우려하듯 민주당 잠룡군이 진보 진영이 추진하는 ‘빅 텐트론’에 참여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 ‘페이퍼정당’ 참여 놓고 딜레마

유 원장이 현 여론 조사처럼 한 자릿수내에서 민주당 ‘빅3’(손학규, 정동영, 정세균)와 경합을 벌인다면 민주당 후보가 ‘빅텐트론’에 참여할 공산은 낮아진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 잠룡군이 기득권을 버리고 진보진영 후보군과 함께 경선을 치룰 필요가 있느냐”며 “민주당 예비 후보간 경선을 치룬 이후에도 여론의 추이를 봐가며 해도 늦지 않는다”고 ‘빅 테트론’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손 대표 진영에선 국참당이 민주당으로 들어와야 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불참할 경우 국참당 측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변호사를 민주당의 ‘트로이 목마’로 활용하겠다는 복안도 흘리고 있다. 오는 4월 개최되는 김해을 재보선에 문 변호사를 민주당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 변호사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종용 당했지만 끝내 고사한 바 있다. 지방선거 직후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부산시장 선거에서 40%대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문 변호사가 출마했다면 당선될 수도 있었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거물급 인물이다.

문 변호사가 4월 재보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야한다는 주장의 배경엔 경남 김해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당선가능성이 높고 1년 후 벌어질 진보진영의 단일 화 작업을 위한 ‘빅텐트론’에서 ‘문재인 역할론’을 들고 있다. 친노무현계의 핵심중의 핵심인 문 변호사가 민주당으로 들어갈 경우 친노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무엇보다 진보진영 제 정파 후보가 참여하는 ‘빅텐트론’에 민주당이 불참할 경우를 대비해 문 변호사가 나서서 안희정, 이광재, 천정배, 한명숙 등 당내 친노 세력과 함께 탈당해 ‘페이퍼 정당’에 참여한다는 것이 ‘문재인 역할론’이다. 이는 민주당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고 국참당으로선 최고의 시나리오다. 과거 구민주계 인사들이 열린우리당 창당에 배제되고 민주당에 남아있던 인사들이 지리멸렬하게 된 경우와 유사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압박인 셈이다.

국참당의 ‘빅텐트론’이 현실화될 경우 이처럼 구민주계와 친노계로 나뉘어 당이 와해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으로선 불쾌한 시나리오인 셈이다. ‘빅3’로 불리는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잠룡들의 경우에도 대권 프로그램을 전면 재수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국민들이 식상한 이미지로 인해 지지율 역시 한자릿수에 머물러 있는 것도 문제다. 무엇보다 야권 단일후보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손 대표로선 그동안 장외 투쟁을 벌이면서 MB 정권과 각을 세워왔음에도 마의 ‘1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손학규, ‘분당을’ 출마로 정면돌파?

이에 손 대표 진영에선 당내 군기 잡기와 지지율 두자릿수 만들기를 위한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단초로 경기도 지사를 지낸 바 있는 손 대표가 오는 4월 재보선에서 경기 분당을로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손 지사가 분당을로 출마해 패배할 경우엔 정치 인생에서 최대 위기를 맞이할 공산이 높다. 반면 당 대표가 직접 재보선을 책임지고 치러서 당이 압승할 경우 손 대표의 당내외 위상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야권 대선 단일 후보로서 입지 역시 강화돼 진보진영에서 추진하는 ‘빅텐트론’을 사전에 김빼게 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까지 볼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정세균 최고의 ‘우유부단한’ 리더십과 손 전 대표가 비견되면서 불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세균 최고위원이 당 대표로 있던 시절 민주당은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 다음에 치러진 7·28 재보선에서 참패했다. 재보선 치르기 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일부 참모가 정 최고의 뜨지 않는 지지율을 올리고 재보선 승리를 위해 대표 본인이 의원직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직접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정 최고는 출마는 고사하고 무리한 공천으로 인해 지방 선거에서 압승한 지 2달도 안돼 완패했다. 이후 개최된 10·3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 최고는 정동영에 이어 3위로 추락하면서 당권뿐만 아니라 대권 레이스에서도 한창 뒤로 밀리게 됐다. 이를 잘 아는 일부 손 대표 측근들은 정 최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손 대표가 정치적 생명을 걸고라도 직접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래저래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되면서 진보진영에선 ‘빅텐트론’으로 그리고 내부에선 ‘4월 재보선 출마요구’와 맞물려 민주당과 손 대표가 어떤 자세를 취할지 정치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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