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박근혜 대세론 정착 된 것” 범여권 유권자 충성도 ‘변수’

2011년을 맞아 각 언론사가 일제히 대선주자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일부 언론사의 조사에서 4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는 등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정책연구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차범위 내에서 2위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김문수 경기지사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뒤를 이었다. 일부 언론의 조사에서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위에 오르는 ‘이변’이 나타나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언론사들의 신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박근혜 대세론’이 정착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1년 1월 1일자로 발표된 각 언론사의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박근혜 전 대표의 압도적인 고공행진에 유시민 정책연구원장과 오세훈 시장의 2위 싸움으로 정리된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는 타 주자들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다른 주자들은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였지만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평균 30%를 훌쩍 넘었다.
특히 MBC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결과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42.3%의 지지로 다른 주자들을 멀찌감치 제쳐버렸다. 박 전 대표가 공식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표는 2위 그룹과의 경쟁에서도 크게 앞질렀다. 야권후보 지지율 1위인 유시민 원장과의 가상 맞대결에서도 65%대 22.5%로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주자들에 대한 조사결과를 언론사별로 정리하면, 박 전 대표는 한겨레 37.5%, 문화일보 35.3%, KBS 34.6%, 한국일보 33.5% 서울신문 29.8% 지지율을 보이며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2위 다툼은 치열한 것으로 나왔다. 유시민 원장은 한겨례 7.1%, 문화일보 5.4%, MBC 8.3%, KBS 7.9%, 한국일보 6.3%, 서울신문 6.7%의 지지율을 보이며 6개 언론사 여론조사중 5개에서 2위였고, 오세훈 시장은 한겨례 6.7%, 문화일보 5.5%, MBC 7.4%, KBS 7.1%, 한국일보 5.9%, 서울신문 4.6%지지율로 단 한 개의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만 2위에 올랐다.
그러나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격차가 1% 포인트 안팎의 오차범위 내에서 움직여 우열을 점치기는 어려웠다.
1위 제외 타 주자들 오차범위 내 경쟁
야권의 잠룡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6개 여론조사 중 3개에서 4% 중반~6% 초반 지지율로 4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야권 주자들 가운데서는 유시민 원장에 이어 2위권에 들었다. 추후 유 원장과 손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야권 후보단일화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의 잠룡인 김문수 경기지사도 5%대 지지율을 보이며 여권 주자 중 박 전 대표, 오 시장에 이어 3위권에 위치했다.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에서 물러난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2~4% 초반의 지지율을 기록해 여권 주자 중 4위권에 머물렀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야권 주자들 가운데 3위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나왔다.
이 밖에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서울신문의 조사에서 12.2%로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모았다. 하지만 반 총장은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대선 출마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치권은 언론사들의 신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박근혜 대세론’이 정착됐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박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20일 사회보장기본법 공청회와 27일 대규모 ‘싱크탱크’를 발족하면서 예상보다 적극적으로 대권행보에 나선 것이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상 상황 아니면 판 안 뒤집힐 것
하지만 정치전문가들은 ‘박근혜 대세론’ 정착에 공감하는 한편 범여권의 중도성향 유권자들을 박 전 대표가 남은 2년 여 동안 어떻게 공략할 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는 “2위와의 격차가 4배 정도 되는 것을 보면 박근혜 대세론이 확실하게 정착된 것 같다”며 “아주 비상한 상황이 아니라면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의 격차다. 2위 이하는 여야 모두 오차 범위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어 누가 2위, 3위다 하는 것은 분석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 박사는 박 전 대표의 독주 원인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과는 다른 스타일의 정치와 국가 경영을 해줄 것이라 하는 기대감이 국민들에게 작용한 것으로 본다”면서 “요즘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안보와 국제문제에 대해 박근혜식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긍정적 평가로 돌아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범여권 성향의 유권자들이 2012년 대선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김미현 동서리서치 소장은 “범여권의 중도여권성향의 유권자들이 얼마나 박 전 대표에게 충성도를 보이는가 하는 것이 2012년 대선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그러나 “박 전 대표에게 40%대 지지율이 나왔다는 것은 여야에서 대항마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대항마가 없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반사이익을 본 것도 있다고 본다”고 분석하며 ‘박근혜 대세론’ 정착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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