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l강휘호 기자] 2004년 ‘경남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 당시 성폭행 가해자를 옹호했던 여학생이 경남지방경찰청 소속 여경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경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가 마비 될 정도의 끝없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12월, 밀양 소재 고교생 44명이 채팅으로 만난 울산의 여중생 자매를 1년에 걸쳐 성기구 등으로 성폭행을 가한 사건으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사건 가해자는 가벼운 처벌만을 받았으며 가해자 부모들의 뻔뻔한 태도까지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현재 피해자들은 공황장애를 앓는 등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년 전 ‘밀양 집단성폭행 사건’이 다시 화제로 떠오른 이유는 현재 경남지방경찰청 근무하고 있는 H순경이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사건 당시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을 게재했던 인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터다.
고교 3년생이던 H순경은 사건에 연루된 가해자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명록을 통해 “잘 해결됐나? 듣기로는 3명인가 빼고 다 나오긴 나왔다더만... X도 못 생겼다더만 그X들. 고생했다 아무튼”이라는 글을 게재해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 같은 H순경이 2010년 경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현재 경남 지역 모 경찰서 생활안전과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나간 것.
더불어 H순경이 경찰 시험을 준비하며 게재했던 “겸손하고 부지런하며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범죄에도 범죄자의 입장까지 생각해 성폭행을 당하게끔 하고 다니지는 않았는지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을 모두 생각할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글도 공개돼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현재 경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9일 오후부터 “고3때 철없는 글을 올린 것으로 모자라 경찰 지원 때도 범죄자의 입장까지 생각한다고 말하다니”, “저런 사람이 어떻게 경찰을 지원했지? 당장 경찰 그만 두는 게 좋겠다”는 등의 네티즌들의 항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사태가 확산되자 H순경은 9일 경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당시 피해자와 가족들이 얼마나 고통 받는지 조금도 생각하지 못하고 친한 친구의 방명록에 잘못된 글을 올렸다”며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며 평생의 짐으로 안고 자숙하겠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H순경의 사과문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비난은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남지방경찰청은 H순경을 대기 발령 조치하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