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 기업 56%, “올해 선거 경제에 부정적”
<총선기획> 기업 56%, “올해 선거 경제에 부정적”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2-04-10 09:48
  • 승인 2012.04.10 09:48
  • 호수 936
  • 2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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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불안·투자위축 우려

▲ 총선에 출마한 한 후보의 유세를 듣고 있는 시민들.<뉴시스>
[일요서울|이범희 기자] 올해 선거와 관련해 국내기업 절반이 움츠러들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돼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전국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양대 선거가 예년 선거보다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더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56.2%로 ‘더 긍정적’(31.5%)이란 응답을 앞질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과 달리 총선, 대선 등 전국선거가 한 해에 두 번이나 치러지면서 선거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아울러 다양한 경제정책 공약들이 발표되고 실현되는 과정에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선거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으로 ‘물가불안’(40.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투자위축’(18.6%),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15.0%), ‘정부 재정건전성 악화’(10.8%), ‘기업 활동 위축’(10.8%), ‘소비 위축’(3.6%) 순으로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홍보담당자 A씨는 “물가안정이 여전히 들쑥날쑥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안정되지 못하면 소비심리 위축은 당연하다”며 “빠른 시일 내로 정권이 안정되고 지역경제가 살아나기만을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일반기업 홍보담당자 절반 이상도 올 해 선거가 예년 선거 때보다 경제에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었다.

B기업 홍보담당자는 “선거를 앞두고 이름을 알만한 기업들에 대한 검찰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국회의원들 사이에도 경제개혁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많아 기업경영이 위축되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검찰수사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의 경제개혁 목소리까지 더해져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까지 검찰 조사에 홍역을 치른바 있다는 C기업 홍보담당자는 “힘들다는 말 한마디가 모든 걸 대변할 것 같다. 이번 정권만큼 재계와 많이 다툰 정부는 없었던 것 같다”라며 “본사에 출근하는 것보다 검찰청 인근이나 여의도 인근에 나가있는 직원들을 찾기가 더 쉽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총수에 대한 조사수위를 파악하기 위한 내부 직원들의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기업인 D기업도 마찬가지다. 정문에 배치된 용역직원들 사이에선 ‘철통방어’라는 철칙이 있다고 할 정도다. 검찰은 물론 국세청 직원들의 사내 진입을 막아야 하는 임무(?)를 띄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홍보맨들은 선거로 인해 경영활동이나 의사결정이 어려워질 시기로 ‘총선 이후’(79.8%)를 가장 많이 꼽기도 했다. 특히 ‘총선 이후~대선 전’(32.9%) 보다 ‘대선 이후’(46.9%)를 더 많이 꼽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선거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위축되거나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부는 경제 현안과 기업애로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정치권은 경제 정책과 제도의 급격한 변화를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 본부장은 “우리경제가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안정적 경제성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민의 복지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지혜로운 정책개발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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