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용꼬리는 싫다!… 출마러시
더이상 용꼬리는 싫다!… 출마러시
  • 이금미 
  • 입력 2005-11-14 09:00
  • 승인 2005.11.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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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월 치러질 지방선거를 겨냥한 국회의원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원 보좌진 역시 지방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이 분주하다. 특히 이들 보좌진들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연말연초에 맞춰 선거 출마를 위해 국회를 떠나는 인사들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출마를 위해 이미 국회를 떠나 지역민심을 다지고 있는 전직 보좌진이 정치에 입문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1백여 명이라는 숫자는 사상 유래가 없다는 데서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있다.

물론 이들의 출사표에는 분명한 이유도 있다.2006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국회 보좌진들의 접근방법은 가지각색이다. 서울 송파구 광역의원에 도전장을 내민 성기청 보좌관(장복심 의원)은 “국정을 경험했다는 자질론에서 앞서지 않겠느냐”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보좌관 경력 10년차로서 ‘의정활동 베스트 의원’을 뒷받침한 그는 “시민단체의 감시기능이 중앙으로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분권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국정경험이 풍부한 국회 보좌진들이 직업 전문성을 갖고 투입될 ‘적기’라는 판단에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일찌감치 지역 민심 다져

한편, 내년 지방선거가 민선 4기 째라는 이유도 있다. 여기엔 민선 1.2.3기에 선출된 지자체장들 중에는 지방토호 세력들이 상당수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로 인해 지방토호세력들과 관(官)과의 유착관계가 지속적으로 형성돼 왔으며, 이번 선거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선거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정치공학적 접근도 가능하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17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발을 디딘 초선의원들과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정치권의 분석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후폭풍으로 인해 상대 후보보다 지역 장악력이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덜컥 당선이 된 사례가 많다는 것. 어차피 18대 총선에도 출마가 기정사실이라면, 정치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국회 보좌진들을 투입해 지역 장악력을 제고한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실시되는 지방의원 유급제도 출마 결심에 한 몫하고 있다.

기초의원은 연봉 5,000~6,000만원, 광역의원은 연봉 7,000~8,000만원 선이다. 국회의원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국회 보좌진이라는 직업의 성격상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일반적인 이유도 있다. 국정감사에서 기량을 발휘 못하면 보따리를 싸는 경우는 의원회관에서 흔한 일이다. 특히 17대 총선을 통해 의정활동에 욕심이 많은 초선의원들이 대거 배출되면서, 지난 2년간 상당수 보좌진들이 회관을 떠나거나 메뚜기 신세로 전락하기도 했다. 어느 당에 소속돼 있느냐에 따라 겨냥하고 있는 목표는 더욱 분명해진다. 우선 상대적으로 지자체장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낮은 여당 보좌진들은 광역의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지자체장 점유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 보좌진들은 이에 맞춰 기초단체장을 겨냥하고 있다.

현역의원 입김 공천에 영향

출사표를 던지는 속도도 소속된 정당에 따라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먼저 여당의 경우 현역의원들의 지방선거 도전 선언이 늦어지면서 국회 보좌진들도 출마 여부를 유보하고 있다. 게다가 여당의 정치적 지지기반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과의 한 판 승부가 예견되는 지역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보좌진의 경우 출마 여부를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 열린우리당 후보로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모 보좌관은 “여권의 낮은지지도, 호남민심의 이반,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소속 국회 보좌진들은 발걸음이 가벼운 편이다. 10·26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압승한 이후 당 지지도는 40%대를 육박하고 있으며, ‘텃밭’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반드시 국회 보좌진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인위적인 물갈이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역의원과의 사전 조율과 교통정리라는 문제도 남아 있다. 공천에 있어 이들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 소속 모 보좌관은 섣불리 출마를 결심, 모시는(?) 의원과 소원한 관계로 번져 출마를 번복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한편, 출마 걸림돌을 일찌감치 제거, 주말시간을 이용해 지역민심을 다지고 있는 이들도 있다. 대전 유성구청창에 도전하는 이백희 보좌관(오제세 의원)은 “15, 16, 17대에 걸쳐 국회 보좌관으로 근무하며 행정자치·환경노동·재정경제·예결위 등 다수의 상임위원회 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 국정 전반에 대한 식견과 안목을 키워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과 지방의 유연하고 탄력적인 링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국회 보좌진 출신 17대 국회의원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인사들은 중앙무대로 진출하기도 한다. 이들은 여의도 정치판에서 잔다리를 밟으며, 자연스레 중앙 정치 무대로 활동 반경을 넓힌 경우다. 정치 최일선에서 정치를 익힌 이들은 탁월한 정치감각과 실무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들 앞에선 ‘정치도 전문가’라는 말이 으레 통하기 마련이다. 우선 열린우리당에선 노무현 대통령 보좌관 출신인 이광재 의원이 눈에 띈다. 이 의원의 경우 초선의원임에도 내년 지방선거 강원도지사 출마설까지 회자되고 있다.

그 외 노 대통령의 보좌진 출신으로 서갑원 백원우 의원이 17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진출했다. 이상수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이화영 의원도 있다. 16대 국회들어 이 상수 의원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 구속된 상태에서 이 의원이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박기춘 의원 역시 이성호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조정식 의원은 고 제정구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우원식 의원은 임채정 의원, 조경태 의원은 서석재 전 의원을 보좌했다. 또 재선의 유시민 의원은 이해찬 현 국무총리의 보좌관 출신이다.한나라당에선 좀처럼 보좌관 출신 국회의원을 찾기가 힘들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동고동락했던 이성권 의원이 눈에 띌 뿐이다.

이금미  nick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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