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2007년 대선 당시 BBK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의 기획입국설의 발단이 됐던 ‘가짜편지’를 작성했다고 주장한 신명 씨가 14시간 가까운 검찰조사를 받고 귀가해 검찰조사에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지난 3일 오후 2시 신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4일 오전 3시 50분까지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은 신 씨를 상대로 ‘가짜편지’를 작성하게 된 경위와 배후가 있다고 주장한 이유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신 씨는 “어떤 조사를 받았냐”는 질문에 “오늘 사실에 근거한 얘기는 다했다”며 “검찰에 맡기면서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또 구체적인 윗선이나 배후를 묻는 질문에 대해 “선거 기간이고 정쟁에 휘말릴 수 있다”며 “지금 이야기를 안하더라도 나중에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답변을 피했다.
앞서 신 씨는 지난달 20일 미국에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가짜편지를 김경준 기획입국의 증거라며 언론에 공개했던 홍분표 전 새누리당 대표가 편지의 입수 경위를 털어놓아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신 씨는 “홍 전 대표가 사실을 고백하지 않으면 총선 전에 추가로 폭로할 사실이 있다”며 “5일 서울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홍준표 새누리당 서울 동대문을 후보 측은 신 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우선 이번 사건이 신 씨에 대한 고발 사건인 만큼 당장은 가짜편지 사건에 대해 들여다 볼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신 씨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홍 전 대표 측 관계자를 조만간 소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편지 사건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BBK 실소유주가 이명막 후보라고 주장한 김 씨가 입국하자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민주당과 청와대가 이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김 씨 입국을 기획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한나라당은 가짜 편지에 들어 있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한다”는 문구를 증거로 기획입국설을 제기한 바 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