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이용희 의원 1월 탈당설 ‘부상’

자유선진당 이회창호가 2011년 새해 벽두부터 위기설에 휩싸였다. 단초는 자유선진당 이용희 의원발. 이 의원이 새해 1월 자유선진당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이미 지난해 7월말 자유선진당 탈당 시사 발언으로 당 및 이회창 대표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이후 6개월 만에 이 의원의 탈당설이 다시 나오면서 당 지도부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당 이명수, 이상민 의원은 심대평 대표가 있는 국민중심연합과 함께 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겹쳐 당 지도부는 ‘당이 와해되는 것 아니냐’며 ‘당 추스리기’에 나섰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제2의 JP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대 총선이 1년여 넘게 남았지만 지역기반인 충청권에서조차 이 대표가 확실한 맹주로서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무엇보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비례대표 1번으로 10선을 노렸다가 차가운 민심 앞에 정계은퇴 선언을 한 사건과 겹치면서 이 대표의 정치적 앞날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오는 19대 총선에서 ‘JP의 몰락’을 그대로 답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당내 이용희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의 탈당설이 재차 불거지면서 이 대표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직후인 2010년 7월 31일 민주당원과 야유회에서 “충남지사와 천안 국회의원을 다 뺏긴 자유선진당은, 미안한 얘기지만 이미 수명이 다 됐다”며 탈당을 시사한 바 있다. 이어 그는 “당원들과 고민해야겠지만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민주당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민주당은 내가 자랐고 관심을 갖고 있는 정당”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이 의원을 두고 재차 ‘1월 탈당설’이 나오는 배경에는 그의 정치 인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올해 81세인 이 의원은 1973년 신민당으로 정치에 입문한 이후 DJ와 함께 민주당을 지켜왔고 5선의 국회의원으로 국회부의장까지 지냈다. 하지만 지난 17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자유선진당에 입당, 출마해 뱃지를 달았다. 사실상 몸은 자유선진당에 있지만 전형적인 민주당맨으로 정치 인생을 헤쳐 온 인사다.
이용희 탈당시 ‘도미노 탈당’ 후폭풍
이 의원은 지난 7월말 ‘탈당 파동’을 겪을 당시 바로 다음날 이 대표에게 ‘덕담을 건넨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탈당설은 일단락 됐다. 하지만 그는 이 자리에서 ‘6개월 후에는 탈당하겠다’는 발언을 이 대표에게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의원의 ‘1월 탈당설’이 나오는 배경이다. 무엇보다 고령의 나이에 자신의 고향과 다름없는 민주당으로 복귀해 정치 인생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해석까지 더해지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의 탈당은 본인뿐만 아니라 선진당내 다른 인사들에게 ‘도미노 탈당’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로선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당장 이 의원의 ‘탈당설’과 함께 당내 이상민 의원과 국민중심당에 몸 담았던 이명수 의원도 ‘탈당설’이 더해져 당지도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소문이 현실화될 경우 자유선진당은 19대 총선도 치르기 전에 와해위기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관련 이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은 때가 아니다’며 ‘탈당설’을 일축했다. 지난 해 12월 30일 이 의원은 ‘1월 탈당설’과 관련해 “와전된 것이다”며 “당이 어려운데 이 당에서 끝장을 볼 것”이라고 부인했다. 아울러 그는 정치에 대한 더 이상의 욕심이 없다고 밝히면서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 5선에 국회부의장까지 지냈다”며 “나이도 있고 더 이상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19대 총선에 나설 뜻이 없다고 솔직히 시인했다. 또한 그는 “민주당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정치 인생을 정리하는 단계”라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
또한 ‘심대평 연대론’에 휩쌓인 이상민 의원실 역시 ‘뜬소문’이라고 일축했다.
본인들은 부인하지만 당 차원에서는 고민
자유선진당 역시 이 의원의 ‘탈당설’과 여러 괴소문관련해 민주당이 흘리고 있다고 분개했다. 선진당 한 관계자는 “이 의원 탈당은 재작년부터 나왔다”며 “민주당이 선진당을 와해시키기위해 만들어 낸 얘기”라고 일축했다. 또한 그는 “이 의원이 성품상 이당 저당 왔다갔다할 스타일이 아니다. 탈당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당을 둘러싼 여러 잡음이 일고 있다는 점에서 당 차원에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합당이 무기한 연기된 미래희망연대를 비롯해 창조한국당, 충청도 기반을 둔 무소속 이인제 의원이나 선진당을 탈당한 심대평 대표와도 재차 접촉을 통해 당 위상을 높이려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이나 심 대표측은 입당내지 합당의 전제 조건이 ‘이회창 대표 2선 후퇴’라는 점에서 해결점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바야흐로 19대 총선을 1년여 앞둔 선진당과 이회창 대표는 JP 정계은퇴 모습과 겹치면서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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