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서준 프리랜서] 최근 여고생들의 성매매 소식이 연이어 언론에 보도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근 미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능 다음 날부터 성매매를 시작한 여고생이 불구속 입건됐다는 뉴스였다. 여고생들의 성매매가 어제 오늘 시작된 것은 결코 아니지만, 이제는 여고생들도 사뭇 당당한 자세(?)로 성매매에 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요즘 세대들은 이미 초등학교와 중학교 저학년에서 사춘기가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고생 시절에는 이미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성숙한 단계’에 진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때로 남성들은 상대가 미성년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고, 설사 본인이 미성년자라고 하더라도 아무 거리낌 없이 성매매 시장에 나서서 한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으로는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하고 도덕적으로도 비난받아야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안전, 감시 장치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미성년 여고생들이 대거 성매매에 참여하는 불행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여고생들의 성매매 실태를 집중 취재했다.
화류계 전체의 10%, 미성년자로 추정
‘형편 어려우면 할 수도…’ 태연한 아이들
최근 서울 수서경찰서는 성매매 알선의 혐의로 수천만 원을 챙긴 포주 이모씨를 긴급 구속했다. 이씨는 강남에 오피스텔을 임대하고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 여성들 중에 미성년자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 얼마 전 수능을 본 송모(18)양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녀는 미대 입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했다고는 하지만,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직 졸업도 하지 않은 고등학생이 성매매에 나섰다는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한편으로 대학생들이 등록금과 취업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은 10대의 여고생에게도 지나친 압박이 되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요즘 고등학생은 고등학생이 아니다?
실제 그녀가 있었던 오피스텔에는 수많은 남성들이 그녀를 만나기 위해 드나들었다. 특히 소위 ‘영계’를 찾는 남성들의 적지 않은 발걸음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녀는 평소 자신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숨겼고 남성들은 이에 대해 자세히는 알지 못했던 상황.
그렇다면 요즘 여고생들은 과연 성매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취재진은 모 고등학교 2학년인 최모양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솔직히 고등학생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른들이 볼 때에야 뭐 당연히 미성년자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우리들의 입장에서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알 것 다 아는 상황에서 나이 한 두 살 가지고 미성년자니 아니니 하는 것도 우리 입장에서는 좀 웃기다. 그런 점에서 요즘 아이들은 성을 대하는 것도 엄청 개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좀 논다 하는 애들 중에 성관계를 해보지 않은 아이들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거기다가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성관계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요즘 아이들은 피임에 대해서도 아주 밝아서 철저하게 피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성매매에 대한 생각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상황이 어려우면 어쩔 수 없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다는 이야기다. 또 사회에 이미 진출한 언니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돈 받고 성관계를 하는 것에 그다지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예전보다는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때로는 일진이나 ‘잘 나가는 여고생’의 경우에는 한 달에 성매매로만 100만 원에 가까운 거금을 버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대부분 학교를 더 이상 다니지 않는 완전한 의미의 ‘탈선 청소년’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학생들의 경우, 이제 더는 대학이나 공부에 미련이 전혀 없으며 아예 사회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돈을 벌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자신의 삶의 방식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물론 이런 학생들의 경우에는 돈을 벌 수 있는 창구가 딱히 없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오빠들’의 조직에 몸담고 성매매에 대한 관리를 받거나 심지어는 단독으로 보도방으로 진출해 그곳에서 ‘언니들’과 함께 성매매를 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

성인 성매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그렇다면 과연 어느 정도의 미성년자들이 화류계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이에 대해서는 딱히 통계가 잡힌 것이라든지 하는 것은 없다. 다만 화류계 사람들의 증언에 의존할 뿐이다. 강남의 한 룸살롱에서 근무하는 모 실장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정확한 통계는 아니겠지만 전체의 10% 정도는 미성년자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이 숫자도 정확하지는 않다. 그러니까 예상보다는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대부분 자신의 나이를 속이고 성인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또 그녀들을 통해 돈을 버는 업주들 역시 자신이 처벌을 받을 것을 두려워해 그 사실을 철저하게 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대략 10% ‘이상’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 숫자는 과거보다는 점점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아이들의 성 관념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개방되기 때문이다. 물론 도덕적인 면에서는 이러한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일부 악덕업주들은 오히려 돈이 된다는 이유 때문에 이러한 일을 의도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작 안타까운 사실은 이렇게 미성년자시절부터 성매매를 하는 대부분의 여고생들이 성년이 되어서도 결국에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다시 화류계에서 또다시 성매매를 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어서 그들은 그것을 느끼지도 못한 채 그렇게 성매매에 빠지게 된다. 취재진은 룸살롱 3년차의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이 화류계를 벗어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를 고등학교 시절의 성매매라고 말했다. 직접 들어보자.
“물론 뭐 지금 후회해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는 일이라는 건 안다. 하지만 되돌이켜 보면 내가 화류계에 들어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다름 아닌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되었던 성매매였다. 당시에는 나도 경제적으로 절박한 상태에서 성매매를 했다. 물론 당시에는 훗날 내가 그 사실을 후회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지금 다시 보면, 그때 성매매를 했던 것이 스스로에 대한 자포자기의 심정을 만들어 내고 결국 또다시 화류계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그때 그런 일이 없었다면, 아마도 어떻게 해서든지 최선을 다해 좀 더 나은 일을 찾아보려고 노력했었을 것이다. 지금의 미성년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다른 건 몰라도 성매매만큼은 절대로 하지 말라는 것이다. 너무 어린 시절에 그 세계를 알아버리는 것은 너무 자신의 인생을 빨리 결정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오늘날 미성년자들이 성매매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은 너무 넓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는 노래방 도우미를 통해서 쉽게 이러한 세계로 들어올 수 있다.
보도방의 경우에는 자신들이 직접 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미성년자들을 성인으로 속이는 경우가 많고, 노래방 업주들의 경우는 그녀들이 진하게 화장을 하면 미성년자임을 알아보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모두 놔 두더라도 우선 이같은 노래방 도우미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이렇게 쉽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화류계에 진입할 수 있고 곧바로 성매매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미성년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성매매를 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우스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성인들이 이미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 놓은 채 판단력이 올바르지 않은 미성년자들에게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성인들의 반성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하루 빨리 미성년자들의 성매매를 차단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성년자들이 성매매를 한다는 것은 곧 성인 성매매의 씨앗을 키운다는 점에서 더욱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일이 틀림없을 것이다.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