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불교 연합 반MB 전선 북상중
기장-불교 연합 반MB 전선 북상중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1-01-03 14:57
  • 승인 2011.01.03 14:57
  • 호수 871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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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총·대선 앞두고 여권 초긴장
지난해 12월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 이명박 정부 및 한나라당 관계자의 출입을 금한다는 피켓이 설치됐다. (위) [맹철영 기자] photo@dailypot.co.kr 지난해 12월 19일 프레스센터에서 한반도 전쟁방지와 평화 정착을 위한 종교, 시민사회 원로 및 지도자 기자회견을 열고 현정부에게 한반도 평화 정책을 촉구했다.

집권 여당과 정부의 불교계 홀대가 반MB 전선으로 확대되면서 후폭풍이 일 조짐이다. 지난 해 말 새해 예산안 통과 과정에 불교 관련 예산을 삭감하면서 불교계의 분노가 폭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 출범 전부터 소망교회 장로 출신으로 친기독교적 성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러 곳에서 나온 바 있다. 특히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불교계가 역대 대선과는 달리 선거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돼 집권 여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1000만 불자를 내세운 불교계와 진보적 인사가 주도하는 기독교 일부 진영이 연대설이 나오면서 MB 정권을 더 긴장케 만들고 있다.

이명박 정권하에 종교계가 대결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소망교회 장로 출신이어서 임기 초부터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인사들을 중용, 일명 ‘고소영 정권’이라 불리기도 한 바 있다. 또한 불교계에서는 개신교 장로인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인 2004년 ‘서울을 하나님께 바친다'고 기도한 것을 문제 삼기도 했고 정권 출범 후에는 상당수 공직자들의 종교 편향을 지적해 왔다.


뿌리 깊은 불교계의 반MB 감정

2008년 6월에는 국토해양부의 수도권 대중교통정보시스템에서 사찰위치가 누락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어청수 당시 경찰청장이 개신교 집회포스터에 등장한데 이어 같은 해 7월 29일 경찰이 조계사로 진입하던 총무원장 지관스님의 차량을 과잉 검문하면서 불교계의 여론은 갈수록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결국 8월 27일 정부의 종교 편향 행위에 항의하는 사상 초유의 범불교도대회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개최되자 다음달인 9월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와 TV생중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유감"과 “불찰"이라고 발언하고 사과와 재발방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봉은사 전 주지인 명진 스님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에게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을 그냥 둬서는 안된다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 발언의 진위와 관계없이 다시 정부 여당에 대한 반감에 불씨가 지펴지기 시작했다.

살상가상으로 안상수 원내대표가 약속했던 템플스테이 예산 증액은 오히려 대폭 삭감되면서 집권여당데 대한 불교계의 반감은 더욱 커졌다. 나아가 이명박 정권이 야심차게 준비한 G20행사를 앞두고 명진스님이 주지로 있던 시절 봉은사에서 반대 집회가 예고되면서 청와대와 감정 대립 양상까지 번졌다.


진보성향 기장,불교계 반MB에 동참

불교계내 반MB 전선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내 개신교 일부 진보성향의 목사가 반MB 전선에 참여하면서 집권여당과 청와대를 더욱 곤혼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진보·보수 종교 지도자들이 모여 MB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한반도에서 더 이상의 전쟁이 다시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대북강경책 전환을 촉구했다. 특히 MB 정권을 향해 “민감한 서해의 남북 대치 수역에서 필요 이상으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며 “평화는 무력만으로 지킬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아가 남북한 NLL(북방한계선) 갈등과 관련해 “대화를 통해 남한과 북한은 서해의 군사충돌을 예방하고 평화를 정착시키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며 “서해의 분쟁수역을 완충지대로 만들어 남북간 군사충돌을 방지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서에 참여한 명단을 보면 이광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한기양 기독교 장로회 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보선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법등 조계종 호계원장, 함세웅 신부, 문정현 신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재승 변호사,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승환 민화협 공동집행위원장, 조정래 , 현기영, 황석영 소설가 등이 참여했다.

특히 불교계와 기독교가 연대, 국내현안에 대해 이 대통령을 상대로 같은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22일 보수단체 회원들의 조계사 난입 사건에 대해 같은 달 30일 개신교계 교단 대표들이 모여 ‘종교적 테러’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당시 조계사에서는 신도 3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정부·여당의 ‘4대강 사업’과 ‘템플 스테이 예산삭감에 항의하는 법회가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이 법회에 대한민국고엽제 전우회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난입해 “빨갱이x들아”, “총가지고 와라 다 쏴죽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여권 “종교계의 정치세력화는 과도한 해석”

이처럼 MB정권과 불교계가 반목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여권 내에서는 진보성향의 개신교 목사들이 가세,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MB정권 퇴진운동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김상근 목사를 위시한 한신대 출신 기독교인과 조계사 주지스님인 명진 스님 등 반MB성향의 인사들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전국적으로 조직화되 있고 진보성향의 기독교 불교 신도들이 차기 대선과 총선에서 민주당과 연대해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 및 집권 여당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청와대 시민사회관련 인사는 이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종교조직이 정치적인 행위나 반정부적인 활동을 하는 곳이 아니다”며 일단은 상황을 지켜 본다는 자세다. 그러나 이 인사는 “현안에 대해 스님들이나 목사분들이 개인적인 사고나 주장에 대해서는 존중한다”면서도 “세력화 하거나 반정부적인 행위는 종교인으로서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 인사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 정치적 변화세력으로 진보진영이 시민사회와 제정당간 연대기구를 만들어 반한나라당 전선을 구축하는 것은 당파성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특정 종교들이 연대해서 정치세력화한다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다”고 내다봤다. 그는 “보수 논객인 조갑제가 연평해전 이후 정부를 비판했다고 해서 진보진영과 연대하는 것은 아니니 않느냐”며 “현안에 대해 목소리가 같다고 해서 두 종교가 함께한다는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불교계의 불만이 팽배해 있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할려는 세력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향후 불교계 민심을 어떻게 달랠지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점도 숨기질 않았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잠룡 10인방의 종교는
천주교 개신교 다수, ‘무교’ 유시민, 불교는 제로, 그나마 박근혜가 ‘인연’

‘장로 출신’ 대통령이 탄생된 된 이후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군들의 종교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 잠룡군들은 드러내놓고 종교 활동을 하지 않는다.

여론조사에서 1등을 달리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고 육영수 여사의 불심과 학창시절의 인연으로 불교와 천주교 양쪽 모두 친하다. 굳이 따지자면 학창시절에 세례를 받았다는 점에서 카톨릭 신자로 볼 수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 역시 천주교 신자다. 하지만 김 지사는 최근 ‘4대강 사업 반대’를 외치고 있는 일부 천주교 지도자들과 다소 껄끄러운 관계에 놓여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천주교 신자. 하지만 시장이나 도지사 직책상 모든 종교단체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최근 ‘대권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이재오 특임장관과 절치부심을 노리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개신교 신자다. 특히 이 특임장관은 지역구인 서울 은평구 세광교회 집사다. 정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 들어 ‘고소영 내각’이라는 비아냥거림으로 유명해진 소망교회에 다니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 역시 개신교 신자다. 하지만 한나라당 탈당 등 커다란 정치적 결정을 앞두고 불교 스님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스타일이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청년 시절부터 독실한 천주교 신자다. 한명숙 전 총리는 대학 크리스천연합동아리(한국크리스쳔아카메디)에서 남편을 만났고 그 이후 옥바라지를 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한 전 총리는 1977년 한신대학교 선교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를 받을 정도로 깊은 신앙을 갖고 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공식적으로는 ‘무교’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다. 하지만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최근 ‘대북관’으로 인해 세게 공격해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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