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강1약’에서 ‘1강2중’으로
‘2강1약’에서 ‘1강2중’으로
  • 강길홍 기자
  • 입력 2012-04-03 11:02
  • 승인 2012.04.03 11:02
  • 호수 935
  • 3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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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vs 넥센타이어…치열한 2위 싸움

[일요서울ㅣ강길홍 기자]  국내 타이어업계는 한국타이어(부회장 서승화)와 금호타이어(사장 김창규)가 양분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넥센타이어(부회장 이현봉)는 이들과 격차가 큰 3위에 머물고 있었다. 그래서 타이어업계는 ‘2강1약’으로 요약되기도 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가 모기업의 대우건설 인수 여파로 흔들리는 사이 넥센타이어의 성장은 거듭됐다. 아직까지 매출은 금호타이어가 앞서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넥센타이어가 금호타이어를 훌쩍 뛰어 넘었다. 타이어업계의 치열한 2위 싸움을 들여다본다.

‘승자의 저주’ 시달리는 금호타이어, 2위 자리 ‘흔들’
시가총액에서 금호 앞선 넥센타이어, ‘만년꼴찌’ 옛말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2012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National Brand Competitiveness Index)’ 타이어 부문에서 한국타이어는 7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금호타이어는 67점으로 2위, 넥센타이어는 64점으로 3위였다. 하지만 한국타이어가 전년 대비 4점 하락하고, 금호타이어는 3점 하락한 반면 넥센타이어는 1점 하락에 그쳤다. 1위와 3위의 좁혀진 점수 차는 치열해진 타이어업계의 경쟁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바퀴 빠진 금호타이어

그동안 타이어업계는 ‘2강1약’으로 요약됐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시장을 지배했고, 중소업체들이 교체시장 등에서 명함을 내미는 정도였다. 업계 3위인 넥센타이어도 그 중 하나였지만 어느새 금호타이어를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최근 타이어업계는 ‘1강2중’으로 재편됐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리하게 대우건설을 인수했지만 ‘승자의 저주’에 시달렸고, 결국 자본잠식을 우려해 워크아웃을 결정했다.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회장의 장남 박세창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회사 살리기에 나섰고,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전무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서 본격적인 부자경영을 예고했다. 오너 책임경영에 나선 금호타이어는 올해 수출 시장의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금호타이어는 3조2479억 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20.2% 증가하면서 호조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2499억84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46.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7.7%였다. 이 같은 실적 상승세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지만 금호타이어가 정상화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쌓여있다. 특히 지난해 9월 기준 732%의 부채비율과 60%에 이르는 차입금 의존도는 장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또 넥센타이어의 거센 도전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넥센타이어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1조7180억 원으로 금호타이어(1조3439억 원)와 4000억 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시가총액을 회사의 역량을 평가하는 지표로 삼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넥센타이어 “잘 달리네”

1942년 설립돼 주로 타이어튜브를 생산하던 넥센은 1999년 우성타이어를 인수했다. 우성타이어는 1958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용 타이어를 생산한 곳이다. 넥센은 2000년 기업이미지 혁신을 위해 우성타이어의 사명을 넥센타이어로 변경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주로 교체용 타이어를 생산하던 넥센타이어는 2000년 내수시장 점유율이 8%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4년 고부가가치 타이어를 생산하는 최첨단 설비를 갖춘 양산 제2공장의 완공을 비롯해 각종 설비 투자 등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결과 2000년 2000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조4299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00년 8%에 머물렀던 내수시장 점유율은 현재 20%를 넘어섰다. 특히 넥센타이어는 약점으로 지적됐던 신차용 타이어(OE) 시장에서 지난해 60.%가 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수출에서도 전 세계 130여 개국에 250여 개의 딜러를 가질 정도로 성장했다. 2007년 4억불 수출탑을 수상한 이후 지난해 5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넥센타이어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 법인, 유럽 법인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 및 지사를 설립하고 있다. 또 세계 최대 타이어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청도시에 16만 평의 생산공장과 R&D 센터를 건립해 2008년부터 가동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경남 창녕에 1조2000억 원이 투자되고 있는 신공장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창녕공장이 완공되는 2018년에는 경남 양산 본사와 중국공장을 합쳐 모두 6000만 개의 타이어를 생산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넥센타이어가 금호타이어를 누르고 2위로 도약하는 시점이 언제가 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70% 정도가 수출이 차지하는 만큼 국내보다는 글로벌 타이어업체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하지만 국내에서도 프로야구단 넥센히어로즈 지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등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slize@ilyoseoul.co.kr

강길홍 기자 sliz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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