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서강 바른포럼이 뛴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서강 바른포럼이 뛴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12-28 13:38
  • 승인 2010.12.28 13:38
  • 호수 870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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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다음은 서강대” 총동원령
지난 12월 20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photo@dailypot.co.kr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12월 20일 국회의원이 된 지 처음으로 개최한 복지 공청회를 통해 당내외 변화된 위상을 재차 보여줬다. 여야 국회의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800여 명의 하객들이 몰려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박근혜 대세론은 공청회뿐만 아니라 동문회 송년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앞서 12월 8일엔 서강대 동문들로 구성된 서강바른포럼 송년회장에서 축사를 한 박 전 대표는 동문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서강바른포럼측은 ‘바른 서강 행복한 나라를 향해’라는 슬로건속에 ‘박근혜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고대 출신의 이명박 대통령으로 인해 ‘고대정권’이 들어선 이후 유력한 미래권력인 박 전 대표로 인해 ‘서강대 정권’을 만들기 위해 서강인들이 결집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 12월 8일 서강바른포럼(공동회장 69신방 이윤선, 71전자 김철규)은 서울 시내 거구장 신관 컨벤션홀에서 송년회를 개최했다. 바른포럼은 서강대 출신 60학번부터 2007년 학번 회원 600여 명의 서강인들이 모이는 모임이다. 이날 공동회장으로 축사에 나선 이윤선 회장은 “몸집이 작은 서강이지만 안으로 다지고 밖으로 알려서 또 다른 르네상스를 펼치려고 한다”며 “그 기반은 서강바른포럼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회원인 박 전 대표를 의식한 듯 “국가와 사회를 이끌 지도자 동문을 격려하기위해 포럼이 창립했다”며 “회원들이 이제까지보다 더 헌신하고 기여하자”고 독려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인사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는 고대가 똘똘 뭉쳤는데 그 이후로 서강대가 박근혜 전 대표를 내세워 차기 대권을 잡기위해 결집하는 모습이었다”며 “참석한 회원들중 다수는 서울대 철학과를 나온 김영삼 전 대통령, 고대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서강대 출신인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혔다”고 회고했다.


서울대 YS, 고대 MB, 다음은 서강대

박 전 대표 역시 축사를 통해 “꿈 많던 시절 서강에 모여서 함께 공부했던 우리들은 특별한 후천적 DNA를 공유하고 있다”며 “그리운 교정에서 느꼈던 학풍이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은연중에 발휘되기에, 동문을 만날 때마다 친숙하고 따뜻하며 반가운 마음 갖게 된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신부님들과 교수님들이 바르고 분수에 맞게 열심히 살아가는 가치를 중히 여기도록 가르치신 것을 감안하면 ‘바른’ 포럼이란 참 적절한 이름이다”라고 평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박 전 대표는 “정치를 통해 할 일은 대한민국 청년이 행복해지도록 소중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꿈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고, 꿈을 성취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믿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일하는 동문들이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일단의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전자공학과 1년 후배이자 공동회장인 김철규 회장은 ‘여성 대통령’을 다룬 SBS드라마 ‘대물’을 소개하며 자신과 같은 이름이 나온다고 말해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동명이인인 김철규는 ‘대물’의 PD로 조현탁 PD와 함께 공동연출을 맡고 있어 뼈 있는 농담을 던짐 셈이다. 송년회가 진행되는 동안 박 전 대표는 40여 개 넘는 테이블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동문들과 악수를 해 애정을 한껏 과시했다.

지난 10월 중순에도 박 전 대표는 모교인 서강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출한 바 있다. 박 전 대표가 고3 학생들 유치를 위해 직접 서강대 광고 모델로 나서 화제가 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정치권에선 ‘모교 사랑이다’, ‘사전 선거운동이다’며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에선 공직선거법 위반은 아닌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처럼 차기 대권에서 유력한 후보와 동문과의 관계가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은 고대 출신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다.


고대 인맥 약진에 서강 자극

서울대 출신인 김영삼 전 대통령은 차치하고라도 그동안 상고 출신인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아 대학 동문은 크게 주목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고대 인맥의 정관계 약진은 눈부셨다. 야권에서 정권초기에 ‘고소영 정권’으로 고대·소망교회·영남 출신 인사들이 대거 정관계 및 금융권에 진출하면서 명명된 이름이다.

실제로 장차관급 이상 고대 출신은 2008년 11명에서 현재 17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대표적인 인사가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 장수만 방위청장,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이 있다. 금융권에선 3두 마차로 불리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등이 고려대 출신이다.

사정 기관인 검찰 조직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고려대 출신이다. 검찰에선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중앙수사부장과 대검 공안부장, 법무부 감찰국장 등 이른바 검찰 ‘빅4’로 불리는 요직 네 자리 중 두 자리는 고려대 라인이 꿰차고 있다. 바로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과 최교일 법무부 감찰국장이다. 법조계에선 2005년 총 46명의 검사장급 인사 중 단 1명에 그쳤던 고려대 출신이 현재 10명이상이나 될 정도로 지분이 늘어난 상황이다.

청와대 사정 역시 마찬가지다. 비서관급 이상 59명 중 고려대 출신이 12명으로 서울대 출신 19명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로는 김백준 총무기획관, 이동우 정책기획관, 정진석 정무수석,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함영준 문화체육비서관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청와대 행정관급, 금융권 사외감사, 정부 장차관 이하까지 내려갈 경우 고대 인맥은 더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왜 고대 정권으로 불리는 지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박 전 대표 동문들의 발걸음 역시 분주하다. 대선은 2년여 넘게 남았지만 발 빠르게 박 전 대표와 ‘눈도장’을 찍어야 공신록에 이름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강대 출신으로 교수, 헤드헌터, 정치인 심지어 신부까지 박 전 대표와 연을 맺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중에서는 친박 서병수 최고위원과 권택기 의원, 전 빙그레 회장인 김호연 의원 그리고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고성학 한국정보인증 대표이사가 눈에 띈다.


서강학파, 제2도약기 박근혜 ‘싱크탱크’

한편 ‘서강학파’로 불릴 정도로 한국 경제정책에 싱크 탱크를 담당하는 교수 및 전문가 출신들이 박 전 대표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표적인 서강학파 인사로는 김덕중 전 교육부장관, 김종인 전 민주당 의원,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가 꼽힌다. 경제·경영계에는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이장규 하이트홀딩스 대표, 김낙회 제일기획 대표, 민유성 산업은행장, 이성민 엠텍비전 대표 등이 있다. 문화계에는 ‘올드보이’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 영화 ‘집으로’ 이정향 감독, 배우 문성근, 가수 양희은 등이 서강대 출신이다.

한편 이 대통령이 고대 경영학과 61학번으로 ‘61회’가 존재한다면 박 전 대표로선 전자공학과 동문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공산이 높다. 서강대 전자공학과 동문회는 2009년말까지 2900여 명의 동문을 배출, 국내 IT·전자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장호성 단국대 총장, 송태경 서강대 연구처장, 김용민 스틱IT 사장 등이 전자공학과 동문회원으로 알려진 인사들이다.

이런 분위기는 당장 박 전 대표주변에 서강대 출신 교수들이 모이면서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표가 공청회를 개최하는 날 남북한은 연평도 사격 훈련으로 정국은 급냉각이 됐다. 그럼에도 같은 날 벌어진 박 전 대표의 사회복지관련 공청회는 대성황리에 마쳤다.

하지만 친박 진영 일각에선 사회복지 분야뿐만 아니라 차기 대권 가도를 위해선 안보, 국방, 중국, 북한 등 전문가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북한학 전공인 서강대 출신 이모 교수가 앞장서 관련 전문가들에 대한 인사스크린을 하는 등 분주한 모습도 국회내에서 목격됐다. 바야흐로 박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위한 서강대 인맥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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