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뜨는 별 지는 별
2010년 뜨는 별 지는 별
  • 전성무 기자
  • 입력 2010-12-21 13:38
  • 승인 2010.12.21 13:38
  • 호수 869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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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직한 정국이슈에 정치인들 운명 판가름
(윗줄) 이재오 - 손학교 - 이인영 - 임태희 - 박근혜정몽준 - 김태호 - 정세균 - 강용석 - 오세훈

2010년은 유난히 정치인들의 뜨고 지는 굴곡이 가파른 한 해였다. 세종시, 천안함, 연평도, 같은 굵직한 현안들과 친 서민 정책 등이 정국을 들썩이게 하면서 정치적인 부침도 심했다.

여기에 올 한 해 동안 가장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제5회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궐선거, 여야의 전당대회 같은 정치권 ‘빅 쇼’를 통해 정치인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송년을 맞아 2010년 정치권의 뜨는 별과 지는 별을 총정리 해봤다.


2010 뜨는 별 5

이재오 특임장관
‘왕의남자’ 이재오 특임장관에게 2010년은 제2의 정치인생을 맞게 한 의미 깊은 해다. 18대 총선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신 지 2년 여 만에 7월 재보선을 통해 정계복귀에 성공했다. 재보선에서 보여준 ‘나홀로 선거’라는 독특한 유세 전략과 90도 인사법은 정치권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여의도에 입성하자마자 이명박 대통령(MB)에게 특임장관으로 발탁되면서 대통령의 최 측근 실세라는 것을 재확인했다.
MB의 국정 전도사 역할을 수행하며 느슨해진 한나라당 친이계를 결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도 오르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야권에서 올 한 해 동안 가장 부각된 인물은 단연 손학규 민주당 대표다. 지난 2년 여 동안의 춘천 칩거생활을 정리하고 출마한 10·3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다. 각종 선거 지원유세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극복, 당심을 끌어 당겼다. 야권의 유력한 ‘박근혜 대항마’로 떠오르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치열한 차기 주자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야권에서 ‘손학규 대세론’도 솔솔 나오고 있어 야권의 차기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
6월 지방선거와 10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는 486정치인들의 부각이었다.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10월 전대를 통해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486정치인들의 새로운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486정치인들의 모임인 ‘삼수회’를 조직화 하면서 ‘진보행동’ 출범을 주도하기도 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을 지내며 80년대 학생운동을 이끌었다는 이력이 새삼 돋보이는 이유는 요즘 정치권 안팎의 화두가 ‘친 서민’과 ‘복지’이기 때문이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도 2010년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함께 MB정권의 권력실세 투톱으로 발탁된 뒤 어느 때 보다 그 역할이 막중해졌다. 고용노동부 장관 재임시절 노동계 최대 이슈였던 타임오프 문제를 해결한데 이어 대통령실장으로 임명되면서 MB의 각별한 애정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준 한 해였다. 요즘 MB정부의 화두로 떠오른 ‘공정사회’ 기조 형성은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시절부터 공정 개념을 줄곧 강조해 온 임 실장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통으로 잘 알려진 임 실장은 청와대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정무적 기능을 강화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을 폐기처분한 이후 그 존재감이 더욱 부각됐다. 하는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화제가 될 정도로 정치권 최대의 뉴스메이커다.
요즘은 박근혜 식 복지를 강조하는 한편, 외연확장에도 공을 들이면서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차기 주자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010 지는 별 5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2010년은 고달픈 한 해였다. 6월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내 인적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당 대표직을 사퇴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라는 직책을 바탕으로 2022년 월드컵 개최 추진에 ‘올인’했지만 카타르에 패배하면서 입지가 어정쩡해 졌다. 2022년 월드컵 개최 성공을 발판삼아 정계 복귀를 할 수도 있었던 ‘마지막 기회’가 없어져 버린 셈이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
2010년 한 해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가시밭길이나 다름없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총리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고 정치권에서 멀찌감치 물러난 대표적 인사다. 40대 젊은 총리 후보자로 주목을 받았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만난 시점을 번복하는 등 잦은 말 바꾸기로 비난을 받았고, 석연찮은 의혹이 추가로 제기됨에 따라 신선했던 그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정세균 최고위원에게도 2010년은 고난의 한 해였다. 7월 재보선 패배로 인해 리더십 부재에 대한 당내 여론이 확산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했다. 정 최고위원은 마음을 추스르고 10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을 석권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불발됐다. 최고위원직 사퇴까지 고려했을 정도로 당시 그의 심경은 복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대표 체제에서 정 최고위원은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입지는 날로 좁아지는 상황이다.


강용석 의원
강용석 의원에게 2010년은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다. 강 의원은 지난 7월 16일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한 남녀 대학생 20여 명과 가진 저녁 자리에서 아나운서를 희망한다는 한 여대생에게 “아나운서 하려면 다 줘야 하는데 그래도 할 수 있겠냐”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강 의원은 소속 한나라당에서 제명됐고, 중앙일보에 대한 무고죄, 명예훼손죄, 블로그에 허위 사실을 적시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죄,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모욕죄 등 4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 한 해 동안 비교적 잠잠한 행보를 보여 왔다. 하지만 요즘 들어 서민들에게 미운털이 박히고 있는 모양새다. 유독 먹을거리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 왔는데 낙지머리와 친환경무상급식 논란이 대표적이다. 낙지 머리에 기준치 이상으로 중금속이 검출돼 건강에 해롭다는 입장을 내놔 어민들의 집단반발로 이어졌고, 친환경무상급식에 대해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폄하해 서민들의 공분을 샀다. 6월 서울시장선거에서 강남권을 제외한 모든 자치구에서 한명숙 당시 서울시장 후보에게 패배함에 따라 ‘강남시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친 서민 정책과 반하는 현 상태가 이어진다면 대권주자로서의 매력이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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