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원하는 대학을 보내주겠다고 속여 거액을 뜯어낸 입시컨설팅 업체가 적발됐다. 한 피해자는 7년간 모두 8억 원이나 뜯긴 것으로 드러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21일 “대학 사외이사 등 고위층과 통하면 미등록한 학생 대신 자녀를 입학시켜 줄 수 있다”는 말로 학부모들을 속여 거액을 받아낸 혐의로 대학입시 컨설팅 대표 오모(45)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해 12월 학부모 A(51)씨에게 접근해 “기여 입학 자리가 날 경우, 대학 고위층에 로비를 통해 자녀를 입학시켜주겠다”말로 유혹했다. 그는 A씨에게 “원하는 대학의 등록금을 내개 선입금하면 된다”고 속여 등록금·합격자 예치금·대학 기부금·기숙사 임대 보증 등 각종 명목으로 1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2005년부터 7년에 걸쳐 학부모 10여명에게 모두 20억 원에 달하는 돈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 학부모는 7년간 8억 원을 뜯겼다. 아들을 의대에 보내려는 학부모에게 오씨는 ‘입학 순번이 앞에서 잘렸다’, ‘앞의 기부 입학자가 적발돼서 어렵게 됐다’ 등의 이유를 대며 해마다 돈을 요구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실제 오씨가 입학시켜 준 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또 오씨는 강남 일대와 경기권 중학교 200여 곳 이상의 졸업명부를 습득해 졸업생 6만5000여 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접촉하기도 했고 학부모들을 속이기 위해 우편 봉투에 총장 이름까지 적힌 위조 합격통지서, 등록금고지서 등을 보내기도 했다. 또 해당 대학의 전화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학부모들을 안심시켰다.
경찰관계자는 “대학 입학식에 맞춰 등교까지 했다가 그제야 속은 것을 깨달은 학생도 있었다”며 “오씨의 계좌를 확인한 결과 추가로 40~50의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여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