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수사 협조' 겁박했다는 남씨는 누구?
'한명숙 수사 협조' 겁박했다는 남씨는 누구?
  • 정재호 기자
  • 입력 2010-12-21 10:54
  • 승인 2010.12.21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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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H건설사 대표 한모씨를 겁박(劫迫)했다는 인물은 검찰에 의혹을 제보한 이 업체 고위 관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에 대한 공판에서 한씨는 "수사 초기 제보자인 남모씨가 찾아와 서울시장 이야기를 거론하며 협조하지 않으면 불리할 수 있다고 겁박해 '한 전 총리에게 정치자금을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밝혔다.

한씨가 언급한 남씨는 "한 전 총리가 한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제보를 검찰에 제공한 인물로, H사 고위 관계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번 수사는 H사 채권단이 2008년 회사 부도 이후 발견한 '2007년 10월자 7억여원의 가지급금'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가지급금을 발견한 채권단은 이 돈이 한 전 총리와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 추정했고, 한 전 총리 뇌물수수 사건(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 사건) 재판이 본격화되자 이를 검찰에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남씨가 채권단의 일원으로 한씨에게 압력을 넣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씨는 이날 "억울하게 빼앗긴 회사자금을 되찾을 욕심도 들어 허위 진술을 하게 됐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검찰과 재판부는 한씨가 정치자금의 공여자이자 사건의 핵심인물인 점을 고려, '남씨 겁박' 부분을 단순히 '증인의 일방적 주장'으로 치부하고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씨의 존재와 역할이 공판 과정에서 객관적으로 밝혀져야 한씨 진술의 신빙성이 확보되고, 한씨 진술의 신빙성은 곧 한 전 총리의 유·무죄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나머지 객관적 부분들은 사실과 일치하는데 한씨가 돈 준 부분만 부인하고 있다"며 "한씨 진술 외에 회사 장부와 비밀 장부, 계좌추적 결과, 직접 관여했던 회사 관계자 등 제3자의 진술 등 객관적 증거들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소유지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한씨가 일부 부인하는 진술들이 거짓말인 것이 금방 드러날 것이다"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호 기자 next08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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