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어린이·여성·노인을 먼저 배려할 때 '고급 정치'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이같이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포악한 인질범들도 어린이·여성·노인을 배려하고 모든 대형사고에서 어린이·여성·노인을 먼저 구출한다"며 "MB정부는 정반대의 반인륜적 예산을 편성한다. 어린이·여성·노인 예산을 완전히 무시하거나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MB정부는 형님·박희태 국회의장·영부인 예산만 우선하고 있다"며 "형님예산 지적에 대해 청와대는 '저급정치'라고 평가하는데 과연 청와대가 '고급정치'를 하고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의 필리버스터와 부족한 시간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소위에서 예산을 제대로 심의할 수 없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누구에게 시간이 없었나. 날치기 때문에 시간이 없었음을 자인한 것"이라며 "반성을 못하고 민주당에 책임을 넘기려는 것은 국민을 또 한 번 속이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F1과 여수 엑스포 예산 등을 들어 박지원·서갑원 의원이 '쪽지예산'을 챙겼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물타기, 물귀신 작전"이라며 "현지 시민들은 (예산 미반영을 들어) 여수엑스포를 반납하자고 거부운동을 하고 있다. 그게 어떻게 박지원·서갑원 예산이냐"고 반박했다.
또 '박근혜표 복지'라는 표현까지 써 가면서 복지를 강조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번 예산안 파동과 관련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점도 촉구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헌법을 제정하면서 '한국형 민주주의'라고 들고 나왔다"며 "한국형 민주주의가 독재로 나타나듯 '박근혜표 복지'는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시는 분으로 중요한 시기 때에는 일절 언급하지 않으면서 유리할 때에는 고개를 쳐들고 말씀하신다"며 "이번 날치기 예산으로 그 많은 복지예산이 삭감될 때 (박 전 대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혹시 '박근혜표 복지'는 예산이 필요 없는 복지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최소한 이번 날치기 예산에서 복지예산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밝혀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규 기자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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