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고대 ‘절친’ 모임 61회 동기 애증사
MB 고대 ‘절친’ 모임 61회 동기 애증사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12-14 13:46
  • 승인 2010.12.14 13:46
  • 호수 868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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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일 구속으로 뿌리부터 흔들리는 동기회
MB 대학동기 모임인 고대 ‘61회’ 회원들이 곤혹스런 처지에 빠졌다. 이명박 대통령과 절친한 동기들 모임인 ‘61회’는 한때 노무현 사시 동기 모임인 ‘8인회’와 비견되면서 정치권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임기 후반으로 접어들고 최근 연평도 포격으로 인한 MB 정권의 초기 대응 미숙으로 비판받으면서 모임 역시 시들해져가는 모습이다. 설상가상으로 ‘61회’ 대표적인 회원이자 고대 교우회 회장까지 지낸 천신일 회장이 최근 구속 수감되면서 동기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MB 정권이 들어선 이후 대통령의 동기로 살아온 굴곡진 동기들의 인생사를 알아봤다.

검찰은 지난 12월 7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전격 구속 수감했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인 임천공업 이수우(구속기소) 대표에게서 45억여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전격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2006년경 이 대표에게서 임천공업 계열사인 D사의 산업은행 대출금 130억~140억 원을 출자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지난해에는 임천공업과 계열사를 상대로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천 회장 구속이 주목받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 동기로 절친한 친구이기 때문이다. 또한 ‘호남 향우회’, ‘해병대 전우회’와 함께 국내에서 잘 뭉치기로 유명한 ‘고대 교우회’ 회장에 동기 모임인 ‘61회’ 회장까지 지낸 그의 경력과도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서 최측근이자 친구가 검찰에 구속됐다는 점에서 도덕성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업인 부침 심해 정치인 ‘홀대

고대 61학번 모임인 ‘61회’에는 천 회장을 비롯해 유명인사가 많이 존재한다. 그래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시 동기모임으로 영광을 누렸던 ‘8인회’와 비견되기도 한다. 회원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영우 국제정책연구원 정책위원(부일장학회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 유지담 전 대법관, 현 청계재단 이사장인 송정호 전 법무장관, 서경석 전 3군 사령관, 김화남 전 경찰청장, 장경작 현대아산 대표이사 사장, 장경우 한국캠핑캐라바닝연맹 총재, 유준상 남도일보 회장 등이 정재계 및 금융권에서 잘 알려진 인사들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 대선에서 ‘61회’는 직간접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선 바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와 경선을 치룰 당시 김영우 부일장학회 회장은 당내 대통령 후보 검증위에 박 전 대표를 고발해달라는 검증요청서를 낸 장본인이다.

정수장학회 전신인 부일장학회를 설립한 고 김지태씨의 차남이자 현 ‘61회’ 회장인 김 회장은 검증요청서에서 “박 후보는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98년 이후 정수장학회에 출근할 형편도 되지 않으면서 국회의원으로 세비를 꼬박꼬박 받고, 정수장학회 상근이사장 자격으로 연 2억5천만 원의 급여를 수령했다”며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다면 수사기관에 형사처벌을 의뢰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또한 김 회장은 “박 후보는 상근이사장 재임 1년9개월 동안 건강보험료 1335만 원을 내지 않은 사실도 확인된 바 있다”면서 “탈세 의혹도 있는데 과연 이런 분이 서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법질서를 세우자고 주장할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후 사이버국민연대(대표 김용대)가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이를 잘 아는 61회 한 멤버는 “김씨가 고발했지만 동기회에서 ‘같은 당내 경선에서 고발까지 하는 것은 너무 나가는 것이다’라고 설득해 고발을 취소하게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국민연대는 고소 취하를 했지만 검찰 수사는 계속됐고 이후 ‘무혐의’처분이 내려졌다.

또 다른 동기인 장경작 현대아산 대표 이사 역시 눈에 띄는 인물이다. 장 대표이사는 조선호텔 대표이사를 통해 ‘호텔업계의 마이다스 손’으로 유명한 인사로 2005년 2월 롯데호텔 대표이사로 영입된 인물이다. 이후 동기인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 이후 롯데는 그룹 호텔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해 잠실 초고층 건물인 ‘제2롯데월드 건립’을 성사시키면서 최대의 공신으로 떠올랐다. 특히 국방부가 안전상의 문제로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군참모총장을 경질시키면서까지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특혜 시비가 일어 ‘친구 게이트’가 터지는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었다.

하지만 이후 롯데그룹은 장 대표이사를 총괄사장에서 고문이라는 한직으로 내몰면서 장 의원은 2010년 3월 현대아산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는 계기가 됐다. ‘61회’ 동기모임내에서는 “롯데가 장 사장을 활용할 만큼 다 활용하고 팽시켰다”는 소문이 돌았고 우연찮게도 10월달에 롯데건설, 롯데 미도파 등이 국세청 조사를 받아 ‘보복성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었다. 재계에선 ‘61회’ 동기 모임의 파워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사례로 꼽을 정도다.


MB 인사스타일? “쓴소리 하는 사람 싫어해”

현대 아산으로 옮긴 장 대표이사는 금강산 개발과 개성단지 사업 등 대북사업을 담당을 맡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과 북한이 냉랭한 기조가 계속되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합병에 장 대표이사를 총책임자로 하고 현대·기아차와 한판 붙었다. 결론은 현정은-장경작 콤비가 현대건설 인수에 우선협상 대상자로 결정돼 재차 재계에선 대통령 동기모임의 파워를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동기모임내 기업인들의 경우 부침이 심하지만 정치인 출신 동기들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전남 보성출신이자 4선의 국회의원을 지낸 유준상 남도일보 회장과 민정당 원내부총무, 민주당 부총재를 지낸 장경우 의원이 대표적이다. 두 인사는 모두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전향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18대 총선에 나서기위해 공천을 신청했으나 두 인사 모두 공천 탈락하거나 취하하면서 대통령의 친구라는 점도 무색해졌다. 특히 불같은 성격의 유 회장은 18대 공천심사중 이방호 사무총장과 추격 끝에 벌인 ‘난투극’ 소동은 여전히 동기들 사회에서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

한편 MB 인사스타일상 동기를 중용하지 않는 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동기모임 50여 명중 유일하게 MB가 중용한 인사는 송정호 전 법무장관이다. 송 전 법무장관은 이 대통령의 재산 사회 환원의 일환으로 만든 청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61회’ 동기 모임내 한 관계자는 “MB가 동기를 중용하지 않는 것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며 “실제로 MB 인사스타일을 보면 한승수 전 총리나 김황식 총리 등 자신의 말을 잘 듣거나 충성도 높은 인사들을 위주로 했지 반골 스타일이나 자신과 맞먹을 것 같은 인사들은 애초에 배제하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평했다. 대통령의 동기이지만 참여정부 시절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시 동기 모임인 ‘8인회’와 같은 영광은 전혀 없었다는 설명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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