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전여옥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이른바 ‘박세일 신당’인 국민생각에 입당했다. 전 의원의 탈당은 공천 탈락에 불복해 앞서 탈당한 허 천(강원도 춘천), 이윤성(인천 남동갑) 의원에 이어 세 번째로 모두 친이(친이명박)계들이다.
최근 공천 탈락으로 패닉 상태에 빠졌던 새누리당 친이계 현역의원들이 무소속 연대 또는 국민생각에 입당, 총선 출마를 심각하고 고려하고 있다.
공천 탈락에 탈락한 친이계 현역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탈당이 불가피하다. 전날 불출마를 선언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나경원 전 의원을 제외하고 ‘보복 공천’, ‘표적 학살공천’, ‘밀실 공천’, ‘편파 공천’이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고 있는 친이계 현역 의원들은 대부분 무소속 또는 국민생각 입당을 굳혔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총선을 한 달 여 남겨둔 시점 상 신당을 창당하기에는 역부족인 만큼 탈당과 국민생각 입당을 선택한 전여옥 의원의 경우가 시발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 의원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너져가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한다”며 새누리당 공천에 대해 “보수 학살극”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연일 공천 결과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로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겨냥, 강도 높은 불만과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정몽준 의원은 이날 역시 “당이 유신의 그림자에 덮혀 있다”며 “새누리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 한 개인을 우상처럼 받드는 사당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라고 정면 공격했다.
그는 “집토끼들(친이계 의원들이)이 뛰어봤자 어디 가겠느냐. 너무 막 나가는 것 아닌지”라며 박정희 유신 정권을 언급, 박근혜 위원장이 당권을 독재하고 있음을 에둘러 지적했다.
당내 정몽준계로 분류되는 정미경(수원 권선구) 의원은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돼 탈락 위기에 몰리자 “우리 동네는 중앙에서 정치를 하는 정치꾼이 아닌 지역에서 일하는 일꾼이 필요하다”며 지역구 사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공천 심사 결과에 따라 당 안팎의 분위기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위원장 정홍원)는 이날 추가로 친이계 정의화(부산 중ㆍ동구) 국회부의장 등 17명에 대한 4차 공천 명단을 발표하고, 김무성 전 원내대표의 공천을 유보했다.
앞서 전략 공천 지역으로 분류됐던 진수희 의원의 지역구인 성동갑은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서울 강남갑과 강남을은 박상일 한국벤처기업협회 부회장, 이영조 바른사회시민모임 공동대표가 각각 공천을 받았다.
정홍원 “진수희 낙천 확정”, 진수희 “친이계 집단탈당”
정홍원 위원장은 공천 명단을 발표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 성동갑이 지역구인 진수희 의원을 타 지역구로 재배치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최초 여론조사를 기초해 공천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초 여론조사 결과에 의해서 공천을 심사한다면 공천위는 (존재)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낙천이 확정된 진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 내주께 친이계 20~30명 집단 탈당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진 의원은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오늘 내일 상황을 보면서 연락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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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