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혼란 틈타 밥그릇 늘리는 국회의원님들
국가혼란 틈타 밥그릇 늘리는 국회의원님들
  • 전성무 기자
  • 입력 2010-12-07 17:32
  • 승인 2010.12.07 17:32
  • 호수 867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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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이 연평도 피격을 틈타 슬그머니 세비를 올리는데 합의한 것으로 드러나 눈총을 사고 있다. 이번 세비 인상은 2008년 이후 3년 만이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11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올해보다 142억2400만 원 증액된 내년도 국회 예산안을 의결했다. 증액된 세부항목에는 국회의원 세비가 올해 1억1847만 원보다 593만 원 가량 오른 1억2440만 원으로 책정됐다. 세비 내역 중 기본급에 해당하는 수당은 올해 8000만 원보다 연간 400만 원이 오른 84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연 단위로 받는 상여금(정근수당+명절 휴가비)은 58만 원이 오른 1202만 원으로,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도 월 11만 원 정도가 오른 2838만 원으로 편성됐다.

의원정책홍보물 유인비도 현재 의원실당 12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올라 23억9200만 원으로 늘었다. 의원실의 인턴 보수도 120만 원에서 130만 원으로 월 10만 원 가량 인상돼 총 17억 9400만 원에 이르게 됐다. 또 KTX가 통과하지 않는 지역 의원들의 승용차 이용 여비를 확대하기 위해 2억 7000만 원을 늘리기도 했다. 이번 국회의원 세비인상은 박희태 국회의장의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장은 지난 9월 미국 방문 당시 특파원 간담회에서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장관급 예우를 해주도록 규정이 돼있지만 현재 의원들의 세비는 차관보보다 낮고 실·국장급에 근접하는 수준”이라며 세비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세비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는 비공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위 전체회의 당일 관련 회의록을 봐도 세비인상에 대한 적절성을 따지는 의원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국회는 지난 8년 동안 법정기한(12월 2일)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며 파행을 겪어왔다. 이런 상황에 세비를 인상하는 것은 국가적인 혼란을 틈타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운영위에서 의결된 세비 인상안 등 내년 예산안은 국회 예산결산특위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면 확정된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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