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가 2001년 지역 IT산업 발전을 위해 설립한 DIP는 그동안 계명대 건물 일부를 10년간 임차해 사용해 왔다.
임차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대구시는 계명대와 재계약에 대해 논의를 했지만 임대료와 반환면적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임차 기간이 만료되면서 그 때부터 두 기관의 감정의 골은 깊어갔다.
계명대는 대구시에 학생들의 교육 공간이 부족하다며 전체 3만5808㎡ 중 1만3000여㎡의 반환을 요구했으나 대구시 측에서는 현재 입주해 있는 회사들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8600여㎡만 반환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계명대 학생의 경우 교육 공간이 부족해 제대로 수업을 받을 수 없게 됐으며, 입주사들은 언제 쫓겨날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는 실정이다.
계명대 측에서는 임대기간 만료 전인 2010년 7월 이후 10차례에 걸쳐 계약 해지 및 재계약에 대한 공문을 발송했지만 대구시는 이에 대한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당장 입주사들을 이전시킬 곳을 찾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확보한 예산에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가 계명대 측의 공문에 제대로 대응하기만 했어도 학생과 입주사 모두의 피해는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음에도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계명대가) 재계약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말해 안일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당장 비어있는 공간은 우선적으로 내주겠다. 그렇다고 학교 측의 요구에 따라 입주사들을 내보내야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계명대와 대구시는 갈등 속에서도 계속해서 협상의 자리는 이어가고 있다. 계명대 측에서는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하고 있으며 대구시는 임대료 인상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구시가 ICT파크 임대와 관련해 책정한 예산은 지난해와 같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구시가 입주사들 중 이전하는 곳들이 발생해 임대료를 올린다고 해도 전체적인 입주사들의 수가 줄어 예산은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은 아직까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 계명대는 학습 공간가 학생 자치 공간이 부족해 학생들의 불편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학교 측에서는 ICT파크 부지 반환이 절실한 상황이어서 양측 실무자 간의 협의보다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신일희 계명대 총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jun6182@ilyoseoul.co.kr
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