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Ⅰ 김종현 기자] MBC 노조가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한달 여 가까이 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김재철 MBC 사장의 법인카드 내역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 측은 “김 사장이 업무가 아닌 개인 용도로 의심되는 사용 흔적이 너무 많아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BC 노조는 28일 뉴스데스크 형식을 빌려 제작한 '제대로 뉴스데스크 김재철 스페셜'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김 사장이 보유한 법인카드는 최근 2년간 대부분 특급호텔 이용과 명품 구입 등에 집중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법인카드를 직접 가지고 다니며 지난 2년간 국내 특급 호텔에서 188건을 결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절반이 넘는 98건이 주말과 공휴일에 이용돼 개인 용도로 전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호텔 이용비는 무려 1억5000만 원에 달한다.
김 사장은 2010년 3월 취임 이후 이달 초까지 서울 홍은동에 있는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모두 48차례 1062만 원을 사용했다. 노조 측의 취재결과 해당 호텔 중식당 관계자는 “김 사장이 워낙 자주 왔다. 업무상 접대로 온 것은 아니고, 사모님과 둘이 왔다. 다른 분과 온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사장이 특급호텔에 자주 투숙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가지 김 사장이 투숙한 서울 반포의 ‘팔래스 호텔’에서는 28차례 1031만 원을 법인 카드로 사용했다. 또 롯데호텔은 49차례 2110만 원, 조선호텔은 28차례 1031만 원이 법인 카드로 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 아니라 파업기간 중 김 사장이 특급 호텔에서 마사지를 받은 사실도 밝혀졌다. 노조는 김 사장이 지난주 인천 송도 신도시의 쉐라톤 호텔 스파에서 2차례 마사지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회사 파업으로 비상상황임에도 지난 20일에는 근무시간인 오전 11시에 마사지를 받았다며 맹 비난했다.
이에 대해 노조관계자는 “김 사장이 법인카드로 마사지를 받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주말에 인천의 특급호텔까지 가서 법인카드를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해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귀금속, 명품가방, 골프용품점, 의류매장, 회장품점에서 법인 카드로 결제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사장은 MBC노조가 파업중 이던 지난 2010년 5월 190만 원 어치의 귀금속을 구입했고 같은 해 8월에도 한 보석상가에서 진주목걸이를 법인카드로 샀다. 또 지난해에는 278만 원 어치의 명품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제대로 뉴스테스크’를 통해 김 사장이 휴일, 명절에 법인카드를 집중 사용한 점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 사장이 보유한 법인카드는 전체 결제 건수의 41.7%가 주말과 공휴일에 이뤄졌고 주유비의 경우 22번 가운데 20번이 휴일이라고 전했다.
특히 2010년 9월 추석 연휴에 김 사장이 법인카드를 사용한 내역은 이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연휴 첫날인 21일과 마지막날 23일 인천 영종도의 특급호텔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했고 같은날 오후 4시께 인천공항 내 이마트에 김 사장이 직접 방문해 법인카드로 상품권 200만 원을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김 사장이 휴일에도 쉬지 않고 특급호텔과 지방을 다니며 격무에 시달린 것인지, 아니면 법인카드를 업무 이외 목적으로 쓰거나 다른 사람이 사용한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김 사장의 해명을 촉구했다.
노조 측은 “김 사장의 충분한 해명이 없을 경우 비리 의혹을 추가로 모아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형사 고발할 것”이라는 밝혔다.
반면 사 측은 “노조의 ‘사장 흠집 내기’에 대해 법과 원칙을 따라 대응하겠다”며 “김 사장에게 도덕적으로 흠집을 낸 것에 대해 시청자와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또 “정당하지 않은 목적을 위해 회사 사장을 거짓 정보로 음해한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