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분석 북한
긴급분석 북한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11-30 13:38
  • 승인 2010.11.30 13:38
  • 호수 866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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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이후 첫 남한 포격 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국박위원장(왼쪽 세번째)과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오른쪽)이 인민군 제3875 부대를 시찰했다고 지난 11월 13일 보도했다.

한국 전쟁이후 60여 년 만에 북한은 남쪽 영토에 무차별 포격을 감행했다. 북측의 도발에 남한에서는 ‘연평도 포격’ 배경을 두고 이런저런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3남 김정은 체제 안착용’에서부터 ‘6자회담 재개용’, ‘김정일 건강이상설’, ‘군부 쿠데타설’, ‘민란설’까지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장 설득력이 있는 주장은 ‘김정은 체제 안착용’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북측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체제에 대해 국내외에선 북한내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83년생으로 알려진 김정은은 올해 서른살도 안된 젊은 나이로 리더십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국내외 북한 전문가 및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배경으로 김정은 체제의 안정적인 후계구도 안착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서른살도 안된 젊은 김정은이 군부로부터 지도자로서 인정을 받기위한 무모한 도발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어린 나이와 치적 부재, 그리고 적통성 논란마저 일었던 김정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광으로 버텨내고 있었다. 남측 일각에선 ‘김정은 암살 가능성’마저 조심스럽게 제기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에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느냐에 회의적인 시각마저 대두됐다.

특히 지난 10월말에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 김정은 세습 체제를 풍자하는 ‘곰 세 마리’라는 노래가 유행처럼 퍼지기도 했다. 이 노래는 “한 집에 있는 곰 세 마리가 다 해먹고 있어. 할배 곰, 아빠 곰, 새끼 곰. 할배곰은 뚱뚱해. 아빠곰도 뚱뚱해. 새끼곰은 미련해”라는 내용으로 할배곰은 김일성, 아빠곰은 김정일, 새끼곰은 김정은을 각각 비유하고 있다.

북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0월 22일 회령시 오산덕중학교의 교실과 화장실 등 곳곳에서 가사가 적힌 쪽지가 삐라처럼 발견돼 학생과 담임교사, 학교를 방문한 학부모까지 20여 명이 보안부로 끌려갔다”며 “이들 중 일부는 2일 동안 심한 매질도 당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민심 ‘곰세마리’ 3대 세습 풍자 군심 동요?

또한 이 인사는 원산시 해방동 해방고등중학교에서도 중학생들이 모여 기타를 치며 ‘곰 세 마리’ 노래를 부르다가 보안부에 끌려가 밤새도록 매를 맞고 풀려났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후계구도에 대해 일부 민간인들 사이에선 비난의 여론이 일고 있는 셈이다.

민심이 이런 가운데 중요한 것은 선군사상이 지배하는 북측으로선 군심이 더 중요하다. 결국 민심과 군심 일각에서 보이는 김정은 후계구도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고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무리해서라도 연평도 민간인 지역까지 포격을 감행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김정은이 ‘포병 장군’, ‘포병술의 천재’로 벌써부터 북한내부에선 ‘김정은 미화용’으로 활용하려는 조짐마저 엿보이고 있다.

이런 분석의 연장선상에서 다른 군사 전문가들은 김정은 후계체제 안착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즉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중대한 도전이 나타나는 등 ‘군부 이상 징후’가 감지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하지만 몇몇 사소한 움직임은 있을 수 있지만 김정일이 생존해 있는 이상 군부에서 ‘쿠데타’를 모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명박 정권 ‘강경 일변도’ 경고성도

국방위 소속 한 인사는 “북한 체제를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군부 자체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손아귀에 있어 꿈도 꾸지 못할 일”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인사는 “고령의 나이에 한번 온 뇌졸중은 의학적인 관점에서 완전히 치유되는 병이 아니다”며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 후계 체제를 조속히 마무리하기위해 초강수를 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북한 내부의 움직임 보다는 대남 관계에서 이유를 찾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많다.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이 강경일변도 자세를 취하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압박 카드라는 분석이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만일 북한의 도발이 의도된 전략이라면 6자회담 교착 국면을 풀기위한 전 방위 압력수단으로 한반도 긴장고조를 선택한 것”이라며 “대규모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것이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회동카드를 내민 것이라면 연평도 포격은 이명박 정부가 북한의 대화카드를 무시한 것에 대한 ‘벼랑 끝 전술’”이라고 진단했다. 즉 남남 갈등을 고조시킴으로써 미국과 남한이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무력 행사라는 해석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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