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답지 못한 박근혜, 새누리당 정체성 잃어”
“보수답지 못한 박근혜, 새누리당 정체성 잃어”
  • 조기성 기자
  • 입력 2012-02-28 09:53
  • 승인 2012.02.28 09:53
  • 호수 930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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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세일 국민생각 대표 “문재인? 준비 안된 분들 뜨는 것 바람직하지 않다”

[일요서울 ㅣ 조기성 기자]국민생각이 창당한 지 열흘 남짓 지났지만 아직은 정치권을 뒤흔들만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기존 정당들의 공천 전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과 김문수 경기지사 등 잠룡들과 현역 의원들의 입당설이 설로만 전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요서울]은 지난 21일 서울 충무로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실에서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를 만나 향후 총대선 등 정국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국민생각 창당 취지는.
▲ 정치는 권력투쟁과 국가경영,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양당 정치구조와 승자독식 정치문화가 결합이 돼 국가경영이 없어지고 권력투쟁만 일어나고 있다. 국가비전과 국가전략에 대한 논의가 사라지고 있다. 민생대책이 없는 정치가 돼버렸다.
민생도 국가경영이라는 관점에서 풀어야 하는데, 여기엔 합리적인 정책을 연구해서 복지문제를 어떻게 풀 것이냐, 양극화를 어떻게 풀 것이냐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권력투쟁의 면에서 민생문제를 풀면 포퓰리즘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복지구호만 나온다. 또 다른 큰 국정과제가 통일 문제다. 급변하는 북한 정세 속에서 통일의 시대를 열 것이냐, 새로운 분단의 시대로 갈 것이냐의 큰 과도기다. 정치가 양극화, 무한대결로 가면서 이러한 국가적 과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비전, 민생에 대한 대책 다 풀지 못했다. 통일과 선진국이라는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국가경영의 정치가 돼야 하기 때문에 창당을 하게 된 것이다.

- 국민생각을 창당한다고 해서 그러한 문제가 풀리겠는가.
▲ 국민통합을 깃발로 들고 나가겠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 영호남을 합치겠다. 국가 미래비전을 가지고 합치겠다. 가치적 연합을 하겠다. 선진과 통일이라는 국가비전에 동의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겠다. 두 번째로 승자독식이 아닌 공치를 하겠다. 권력을 나누겠다는 것이다. 공동 경영하면서 책임도 함께 지는 정부를 만들겠다. 국민통합형 정치를 하고 국가공동경영형 정부를 만들어서 국가의 비전 중심으로 정치세력을 모아서 미래로 나아가겠다.

- 국민생각 창당이 보수의 분열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있는데.
▲ 민주당은 좌향좌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자꾸만 박근혜 대표 체제로 가고 있다. 보수가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보수를 대변하고 있나? 보수의 일부만을 대변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박 대표 중심의 새누리당은 보수 전체가 아닌 보수 일부의 가치를 대변하고 그 일부에서만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보수가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아닌 보수와 중도, 그리고 민주당에 실망한 합리적 진보까지 모아서 새로운 꿈을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꿈이다. 보수 분열로 볼 수 없다.

- 새누리당도 좌클릭하고 있지 않나.
▲ 새누리당은 민주당을 쫓아가고 있는 것이다. 세력으로는 박근혜 대표를 쫓아가면서 이념적으로는 정체성을 잃고 있는 게 새누리당의 상황이라고 본다. 보수는 보수다워야 하는데 보수가 보수답지 못하다. 새누리당도 박 대표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대변하느냐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

- 새누리당 쇄신 방향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 사람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최선은 아니다. 또, 당헌당규와 당명을 바꿨다. 그것이 당의 내용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당의 노선을 좌쪽으로, 포퓰리즘쪽으로 끌고 가는 것 같다. 표를 얻기 위한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국민이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새로운 한나라당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다. 권력투쟁만이 아니라 국가경영형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새로운 정치를 하려면 콘셉트가 있어야 한다. 목표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안 보인다. 어떤 가치와 내용에 대해 정치를 하려는지 안 보인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그림이 없다. 큰 그림이 없다고 하면 실례일지 모르지만 내 눈에는 안 보인다.

-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연대는.
▲ 그런 생각 아직은 없다.

- 자유선진당과의 연대는.
▲ 선거연대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제 선대위 꾸리고 공심위 꾸리는 상황이라 생각할 틈이 없다.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가치연대는 생각해볼 수 있다.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철학과 이념이 같거나 비슷하다면 서로 연대할 수 있다. 그런데, 가치연대가 없는 순수한 정치공학적 선거연대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익연대가 아닌 가치연대를 해야 한다.

- 총선에서 최소 30석을 이야기하고 있다. 구체적 지역은.
▲ 서울을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보고 있다. 부산도 그렇다. 호남도 민주통합당에 대해 올바른 노선이 아니라고 보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이 언제 어느 형태로 우리와 힘을 합할지 확실치는 않지만 우리와 협력하고 교감하고 있다. 충청 쪽은 잠재력이 많은 곳이다. 우리는 작은 정당이지만 전국에서 골고루 국회의원이 나오는 최초의 전국정당이 될 것으로 본다.

- 현역 의원 합류가 관건인데 아직까지도 합류 움직임이 없다.
▲ 그것이 쉽지 않다. 몇 분이 올지 아직 모른다. 현역 의원이 오긴 올 것이다. 새누리당에도 있고 민주당, 선진당에도 있다. 전직 의원도 있다.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여러 형태로 접촉하고 있다는 것만 말씀드리겠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거 전에도 일부 여러 형태의 정계개편의 움직임이 보일 것이고, 선거 후에도 보일 것이다. 금년 내내 여러 형태의 이합집산이 진행될 것이다. 나는 이합집산이 우리나라에 가치정당이 등장하는 계기로 본다. 지금 양당 구조는 지역이념이익정당에 불과하다. 정치적 이합집산은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

- 새로운 정당에 대선주자급이 없어선 성공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 그렇다. 훌륭한 대선주자급을 영입하던지 안에서 찾아낼 것이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성공하기 위해선 4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국정운영의 경험이다. 국정운영에 대한 콘셉트가 있어야 한다. 최소한의 이해가 있어야 한다. 경험이나 경륜이 있어야 한다. 경험이 적더라도 국정운영이 뭐냐는 확실한 개념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국가비전과 전략에 대한 큰 그림이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많은 천하인재를 모으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자기 캠프든 반대 캠프든 천하에 인재를 모아서 국가를 경영해야 한다. 그런 아량이 있어야 한다. 그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잘 배분해서 관리할 수 있는 인재관리능력이 있어야 한다. 아는 사람만 써서는 안 된다. 네 번째는 세계 국제환경에 대한 이해와 경륜이 있어야 한다. 특히 남북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외국의 중요 지도자들과 소통과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통일의 시대를 열 수 있다.

- 큰그림을 그린다면 어떻게 그리겠나.
▲ 선진화와 통일이다. 자주독립을 지키고 세계 1등 국가가 되려면 선진화가 돼야 한다. 두 번째가 통일이다. 통일을 통해 선진국이 돼야만 동북아의 중심, 주인역할을 할 수 있다. 안정적인 정치세력만 등장하면 가능하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통일의 그림이 없다. 지금까지 대북정책의 기본이 분단관리정책이었다. 그래선 안 된다. 분단관리정책을 지속하면 북한은 중국에 편입된다. 적극적인 통일정책이 있어야 한다. 그런 지도자들이 없다.

- 대선에 직접 뛸 수도 있나.
▲ 그런 이야기는 지금은 의미가 없다. 나는 위의 네 가지를 돌이켜볼 때 부족하다고 본다. 조건을 갖춘 분을 찾아보려고 한다.

- 누가 있나.
▲ 총선이 끝난 다음에 대선 정국에서 찾아내야 한다. 찾아내든지 내부에서 찾든지.

- 정운찬 위원장이 국민생각과 선을 긋는 모양샌데.
▲ 정 위원장은 총선보다는 대선에 관심 있다. 우리와 비슷한 합리적, 미래지향적 세력이다. 함께 창당하자고 했는데 사실 당 만드는 것이 귀찮은 일이다. 힘든 일이다. 총선 정국에 깊이 관여하는 걸 꺼려했다. 하지만 대선에서는 본인이 입장을 정리하고 나올 수 있다.

-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가.
▲ 함께할 가능성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다. 내가 꿈꾸는 것은 대선주자 A·B·C·D·E가 다 합치는 것이다. 그래서 나라를 공동 경영하는 것이다. 대선주자 모두 장단점이 있다. 각각의 장점을 모아야 대한민국이 선진도 되고 통일도 된다. 하나하나 ‘도토리 키재기’ 해서는 대한민국을 못 끌어간다. 대한민국을 끌어가려면 엄청난 지도력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청년들에게 아부하기 바쁘다. 지도자가 아니다. 탤런트다. 앞에서 쇼하는 것이다. 정치에 그런 면이 없을 수 없지만 그런 면만 남고 국가를 경영하는 비전이 없다. 그게 바로 중우정치(衆愚政治)다. 포퓰리즘만 난무하고. 제대로 된 리더들이 나와야 한다. 대선후보들이 각자 난국을 헤쳐나갈 능력과 자질과 준비가 돼 있나 반성해봐야 한다. 국민들도 반성해야 한다. 잘못된 지도자 뽑자마자 ‘손가락 자른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무릎팍도사 나갔다고 그 사람을 찍는다면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겠나.

- 안철수 원장을 두고 하는 말인가.
▲ 안 원장이 장점도 많은 친구고, 참신하지 않다는게 아니고 준비를 훨씬 더 많이 해야 한다. 국가운영에 대해 경험이 거의 없다.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안 원장뿐만 아니라 대선후보 모두 다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두관 경남지사의 지지율 상승세가 무서운데.
▲ 뜨는 것은 좋은데 무슨 내용을 가지고 뜨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을 어떻게 끌고갈 지 모르니까 판단을 못하겠다. 준비된 분들이 뜨는 것은 좋은데 준비 안된 분들이 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kscho@ilyoseoul.co.kr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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