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된 구리 생산량 늘리는 대체재로서 ‘각광’ // 변형된 구리지만 일반 구리와 별반 차이 없어
[일요서울 l 이범희 기자] “철로 구리를 만든다”라는 말은 그동안 낭설로 치부돼 왔다. 많은 과학자들이 실패를 거듭했고, 일부 불미스러운 일로 동종업계에선 이 연구에 대한 언급만으로도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구리는 자연에서 순수한 금속으로 존재하며 연성과 전성이 우수하고, 전기와 열의 전도성이 뛰어나다. 또한 일반 철에 비해 가격도 우위를 점한다. 하지만 국내 구리 생산량은 한정돼 있어 그 대체재의 발명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됐고, 마침내 이영석 한국알루미늄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이 대체재 개발에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철로 구리를 만들 수 있다”라며 시연회를 통해 변화과정을 설명했다. [일요서울]과 만난 지난 1월 이후에도 수 차례 시연을 통해 연구 성과를 전파하고 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철로 구리를 만들게 된 계기는.
▲젊은 시절부터 철과 함께 생활했다. 지난 1972년 공항 대영금속을 창업하면서 아연·동·신주·알루미늄 공장을 했기 때문에 원재료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생물은 변하더라도 금속은 생물에 비해 변화하는 속도가 늦고 또 자기 개발에 대한 표시가 뚜렷하다고 생각해 금속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국알루미늄공업협동조합 회장직을 3연임했고, 자연스레 “철로 구리를 만들 수 있다”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 분야의 전문가들과 잦은 교류와 연구를 시작했고, 최근 들어 철로부터 구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결과물을 얻어냈다.
- 철로 구리를 만드는 원리는.
▲비철은 자석에 붙는다. 때문에 자석을 통해 다른 것과 혼합된 비철을 구분해낸다. 이후 비방을 담은 특수 시약을 물에다 풀고, 그 안에 비철을 넣는다.
그러면 비철이 녹슨 것처럼 붉은색을 띄게 되고 이것을 공열로 가열하며 상품 형태로 만들면 구리로 손색이 없다. 이는 원자가 증가돼 원소로 변경되는 화학공법에 따른 것인데 철26이 변화하면서 동29로 되는 것이다. 금은 32이다. 그만큼 원자수가 증가돼 금속이 변형되고 철이 동이 되는 것이다.
- 변형된 구리는 어떠한 용도로 사용되며, 일반 구리와 별 차이는 없는가.
▲변형된 구리라고 하더라도 순도가 99%에 가깝기 때문에 일반구리와 별 차이가 없다. 때문에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구리의 사용처에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 과거 “철로 구리를 만들었다”며 사기행각을 벌인 집단이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이로 인해 여전히 불신의 목소리가 높다.
▲과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건 맞다. 철보다 구리의 판매가격이 높다보니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당시 일부 인용된 언론기사를 보면 실체도 없는 사업자의 말만 믿고 투자한 사람들이 쓴 맛을 봤다. 하지만 나는 그 실체를 보여 줄 수 있다. 현재도 여러 곳을 다니며 제품 시연회를 진행 중이다. 일부 동종업계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해외에서 찾아오는 바이어도 만난 바 있다.
- 시연회의 반응은.
▲처음에는 믿지 못하던 사람들도 결과물을 보여주면 놀라워한다. 시연회에 참석한 사람들 중 일부에겐 변형된 구리를 나눠주기도 한다. 그만큼 변형된 구리제품에 자신이 있다.
-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철로 구리를 만든다”라는 것은 낭설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낭설로 여긴 것 또한 사실이다. 이 분야의 많은 과학자들도 부정적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실현됐고, 외부로 널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일요서울] 인터뷰에 응했다. 그 결과를 자신할 수 있고, 내 젊은 인생을 비철과 함께 했기 때문에 결과물에 큰 만족감을 표출하고 있다.
- 이 사업에 대한 포부는.
▲이 사업은 개인의 사업이기 이전에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이 부족한 국가가 자원을 개발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협력해서 국가에 이익이 있도록 했으면 한다.
철강 사업이 우리나라 경제의 한 획을 그었던 것처럼 철을 통해 구리를 만드는 사업은 고부가가치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철강인이 되고 싶은 게 개인적인 소망이다.
- 협회장으로서 향후 구리사업에 뛰어든 후배들에게 조언하자면.
▲너무 서두르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면 결과는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 믿음을 갖고 충분히 인내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