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이명박’ 김문수-‘리틀 노무현’ 김두관 ‘대권플랜’ 본격 시동
‘리틀 이명박’ 김문수-‘리틀 노무현’ 김두관 ‘대권플랜’ 본격 시동
  • 정찬대 기자
  • 입력 2012-02-21 09:44
  • 승인 2012.02.21 09:44
  • 호수 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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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정비 및 입당완료... ‘대권레이스’ 신발 끈 조이다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와 김두관 경남지사의 정치적 보폭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차기 또는 차차기 대선 주자군으로 분류되고 있어 이들의 행보가 대권가도를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4월 총선을 기점으로 대권을 향한 두 사람의 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직정비를 비롯한 양측의 정치적 잰걸음이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MB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김문수 지사의 경우 외곽에서 대권을 지지하는 ‘광교포럼’이 수원을 떠나 정치적 상징성이 큰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다. 또한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는 김두관 지사의 경우 민주통합당에 입당함으로써 지방정치에서 중앙정치 무대로 전선을 옮겼다.

김문수 대선행보 ‘시동’... 외곽 지원조직 정비

▲ 김문수 경기지사(좌)와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우)<사진출처=뉴시스>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이어 새누리당의 유력 대권후보로 꼽히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정치적 움직임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본격화되고 있다.

김 지사의 대권가도를 외곽에서 지원하고 있는 ‘광교포럼’이 수원지역에서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 여의도로 사무소를 이전했다. 광교포럼은 김 지사를 지지하는 이들의 친목단체로 김문수 지사의 지방선거 캠프 관계자들과 새누리당 전·현직 의원을 포함한 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문수 사단의 대표인물인 차명진 의원을 비롯해 노용수 전 비서실장, 허숭 전 경기도청 대변인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광교포럼이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선캠프였던 ‘안국포럼’과 같은 중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김 지사의 지지모임인 ‘문수랑’은 도내 일선 시·군에 지부를 설립해 운영 중에 있으며,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도 지난해 말 서울에 법인 형태의 연구소를 내고 전문가 및 교수그룹과 함께 정책구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전국 100여 개 보수단체가 모여 만든 ‘국민통합연대’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국민통합연대는 “총·대선에서 국민과 나라를 위해 멸사봉공할 국민통합후보의 당선을 위한 범국민 운동을 벌이겠다”고 출범소회를 밝혔다.

국민통합연대 측은 특정 대선주자를 위한 조직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김 지사의 외곽조직인 광교포럼과 새미래포럼 등이 참여한데다 김 지사의 측근들도 다수 합류하고 있어 사실상 김 지사의 대선 조직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날 행사에 새누리당 유력 정치인으로는 김 지사가 유일하게 참석했으며, 그는 20여 분간 출범축사까지 맡았다.

전국적 조직을 이끌 국민통합연대 조직위원장에는 강병국 광교포럼 사무국장이 맡고 있으며, 노용수 전 비서실장과 허숭 전 대변인, 홍경의 경기관광공사 경영기획실장 등 김 지사의 측근들이 통합연대의 주도적인 활동을 이끌고 있다.

김 지사의 지지모임은 광교포럼, 문수랑, 문수사랑, 경기사랑 등으로 주로 경기도를 중심으로 활동해왔고, 이런 이유로 관내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러나 전국에 산재한 보수단체들이 국민통합연대라는 연합체를 형성함으로써 전국적인 세 확산을 위한 거점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18일 경기도 대학생기자단과의 ‘만사형통’ 캠프에서 학생들의 대권관련 질문에 대해 “대한민국이 중요한 때이고 나름대로 각오와 의지를 다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권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13일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축이 된 ‘국민생각’이 새롭게 출범한 가운데 박세일 이사장은 창당 이전부터 김문수 지사,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 이회창 자유선전진당 전 대표 등의 합류가능성 열어놓고 이들과의 접촉을 시도해왔다.

또한 새누리당 친이(이명박)계의 입당 가능성이 흘러나오면서 정치권에서는 4월 총선을 기점으로 반 박근혜 성향이 강한 김 지사가 이에 동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는 등 그의 정치적 결단이 향후 치러질 대선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김두관 민주당 입당... ‘대권플랜’ 착수

▲ 김두관 경남지사가 지난 16일 국회 민주통합당 당대표실에서 입당기자회견에 앞서 한명숙 대표와 포옹하고 있다.<사진=정대웅 기자>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는 김두관 경남지사가 지난 16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지난 4년간 무소속으로 활동해온 김 지사의 복당은 총·대선을 앞두고 그가 지방정치에서 중앙정치로 무대를 옮겼다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김 지사의 입당으로 친노(노무현)진영의 외연확대는 물론 당내 무게감도 친노로 더욱 쏠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유력 대권후보군 모두가 비로소 링 위에 올랐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김 지사는 국회에서 입당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 진보진영 승리에 힘을 보태기 위해 입당을 결심했다”고 밝힌 뒤 “야권단일후보만이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 오직 야권연대와 정당혁신만이 총·대선에서 승리하는 길이고 성공하는 서민정부를 만들어내는 길임을 명심해 달라”며 당 지도부를 향해 보다 강력한 내부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기자들의 대권관련 질문을 받고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도정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일단 도정에 전념하겠지만 자신의 대권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김 지사는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남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는 말을 인용, “약무호남 시무민주주의”라는 말로 호남의 상징성을 대변했다.

뚜렷한 정치적 연고가 없음에도 지역적 기반이 탄탄하다는 것이 강점인 김 지사는 영남은 물론 호남지역에서도 그에 대한 반감이 적어 향후 영호남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그가 민주당 입당관련 기자회견에서 호남의 중요성을 언급한 점은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낳기에 충분하다.

김 지사의 입당과 함께 그를 측면에서 지원하던 조직들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충남 서천에서 남해자치분권연대를 포함해 1000여 명의 전국 자치분권 활동가들은 ‘2012 자치분권 전국연대 회원대회’를 열고 올해를 지방분권의 원년으로 선포하는 등 정권창출의 의지를 다졌다.

또한 자치분권연대의 산하조직인 자치분권연구소는 신임 이사장에 민주통합당 원혜영 의원을 내정하고 조직을 확대개편 하는 등 세력화 작업에 돌입했으며, 김 지사의 비공식 싱크탱크로 알려진 ‘민부정책연구원’과 김 지사를 지지하는 이들의 모임인 ‘두드림’ 회원 2000여 명도 지근거리에서 그를 지원하고 있다.

김문수-김두관, 4·11총선 이후 ‘대권레이스’

여야의 대권잠룡으로 분류되고 있는 김문수, 김두관 지사가 최근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향후 거취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현직 도지사라는 점에서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에 착수한다면 늦어도 올 여름 이전에는 도지사 사퇴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유력 대권후보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건재할 경우 김문수 지사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민주통합당에 큰 폭으로 패할 경우 박 위원장에 대한 책임론이 일면서 친이계를 비롯한 김문수 지사의 대권 행보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두관 지사도 마찬가지다. 4·11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승리하고 특히 PK(부산경남)에서 일정부분 성과를 거둔다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김 지사는 총선승리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자신의 대권가도 또한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민주통합당 대권후보로써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문재인 이사장과 함께 김 지사는 대권을 향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동시에 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새누리당 측에서는 문 이사장보다 김 지사를 더욱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 이사장의 경우 ‘노무현’의 그림자가 짙은 반면 김 지사의 경우 노무현의 장·단점을 벤치마킹함으로써 그만의 정치적 노선과 매력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대권을 향한 김 지사의 권력의지 또한 강하다는 점에서 향후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박빙의 승부를 겨룰 잠룡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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