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Ⅰ 김종현 기자] 프로 남자배구에 이어 프로 여자배구에서도 승부조작 사실이 확인되면서 배구계는 치명타를 입게 됐다. 특히 여자프로배구계의 ‘얼짱’으로 통하며 승부조작에 대해 결백함을 주장했던 A모 선수를 포함해 선수 2명이 불구속 입건되면서 배구팬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했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 조호경)는 16일 승부조작에 가담한 흥국생명 팀 소속 A모(27·센터) 선수와 B모(23·리베로) 등 2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15일 검찰 소환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선수들은 지난 2010~2011 시즌에서 남자 선수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브로커로부터 1경기당 300만~500만 원을 받고 모두 2~3차례에 걸쳐 경기 중 고의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또 돈을 준 브로커도 불법 도박 사이트를 통해 베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두 선수의 경우 승부조작에 가담한 횟수가 적고 받은 금액도 소액이라 불구속상태에서 수사하기로 했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여자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며 승승장구하던 흥국생명은 이번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되면서 그간 쌓아온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특히 흥국생명은 대구지검의 발표가 나기 전까지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을 다시 코트에 세우려고 했고 모든 사실을 감싸기에만 급급했다. 또 모든 잘못은 선수들이 했고 피해는 구단이 지게 됐다는 해명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들 외에 승부 조작혐의를 받고 있는 다른 구단 소속 여자 선수들도 차례로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면서 "혐의가 드러나면 형사처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