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가 교내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개최한 '2010 여성지도자 초청강연'에서 "정치가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아직도 본질은 그대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치는 '가치의 배분'이고 가치를 공평하고 평등하게 나눠야 국민이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다"며 "그런데 그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은 평등과 합리적인 가치가 중심에 있어야 많은 사람을 통합으로 이끌 수 있는 시대"라며 "아무리 불통으로 울타리를 치려고 해도 오히려 통합을 어렵게만 할 것"이라고 현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시대적 가치의 변화를 분석하며 여성성의 가치가 점차 중요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산업사회와 군사문화의 주축이 된 것이 힘과 완력이었다면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의 핵심적인 요소는 여성성"이라며 "직관력과 섬세함, 부드러움과 치밀함, 관용과 포용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성과 남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도 옳지 않다"며 "파트너십을 토대로 서로 손을 맞잡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강의실을 꽉 채운 학생들에게는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나의 역할, 인생의 좌표를 설정해 도전하는 인생을 살라"고 권했다.
그는 "취업하기 위해 스펙을 쌓는데에만 열중하면 딱 그만한 사람밖에 되지 못한다"며 "오히려 '고용없는 성장'에 문제의식을 갖고 원인을 고민하는 그런 사람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전 총리는 2001년 초대 여성부 장관과 2003년 환경부 장관, 16·17대 국회의원을 거쳐 2006년 참여정부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신정원 기자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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