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업체 대표 김씨 '최철국 의원에게 돈 줬다' 자백
소방업체 대표 김씨 '최철국 의원에게 돈 줬다' 자백
  • 강경국 기자
  • 입력 2010-11-23 10:45
  • 승인 2010.11.23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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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설비업체 대표 김모씨(52)가 경남 함안 마애사 무진스님을 통해 최철국 의원에게 4000만원을 건넸다고 자백했다.

김씨는 22일 오후 3시 창원지법 형사1단독 황진구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1,2차 검찰 조사에서는 최 의원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부인했지만 더 이상 양심을 속일 수가 없어 사실을 말하고 죄값을 치르겠다"며 입을 열었다.

김씨는 "무진스님의 인맥을 이용해 회사의 힘든 사항을 해결하고 싶었던게 솔직한 심정이었다"며 "2005년 3월부터 12월까지 4000만원을 무진스님을 통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는 "실제 국비 20억원을 지원받아 기름에 붙은 불을 끄는 기기를 개발했으나 관련 법령에 문제가 있어 제품 판매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 의원을 수 차례 만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2005년 3월29일 최 의원의 김해 사무실을 찾아가려는데 무진스님이 '인사차 가는데 맨손으로 가기가 그렇지 않느냐'라고 해서 1만원권으로 1000만원을 준비해 스님에게 드렸다"며 "스님이 외출복으로 옷을 갈아 입은 후 천으로 싼 보따리를 들고 나와 함께 김해 사무실에 갔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무실에는 여러명의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었으며 사무실 안쪽에 최 의원의 집무실이 있었다"며 "이 자리에서 회사의 업무와 주요 현안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그리고 같은 해 5월13일 오후 창원호텔에서 무진스님과 함께 최 의원을 만났고 약 1시간 뒤 최 의원의 사무실에서 전화가 걸려와 '후원금 계좌로 돈이 입금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500만원이 전달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리고 6월27일 스님 계좌로 500만원을 추가로 송금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이어 "스님께서 '최 의원이 요즈음 어렵다는데'라는 말을 해서 9월부터 12월까지 매월 500만원씩 스님 계좌로 송금했다"며 "최 의원에게만 돈을 보내는게 모양세가 좋지 않아 100만원은 스님 용돈으로 함께 송금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 의원에게 돈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의 신기술을 부정한 방법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나 한전과 같은 공공기관에 납품을 하는데 압력을 행사해 달라는 청탁을 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며 "고칠 필요가 있는 제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것도 죄라면 죄값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강경국 기자 kg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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