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벌이할 때는 그나마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외벌이를 하면서부터는 생활비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최 씨는 “얼마 전 은행을 방문해 대출 상담을 또 받았다”며 “월급 받아서 빚 갚으면 남는 게 없어 또 빚을 지게 되는 일이 생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빚을 갚기 위해 또 빚을 지는 이른바 ‘빚 돌려 막기’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집장만한 것이 가계 빚으로 전가돼 가처분소득보다 1.4배나 증가했다.
이처럼 집 한 채만 가진 채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house poor)’가 늘어나고 있다.
작년 11월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자기 집을 보유한 전(全)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전년(3천373만 원)보다 9.3% 증가한 월평균 3천688만 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가게 부채는 가처분소득 증가속도의 1.4배에 까지 이르러 부채총액은 6천353만 원으로 전년(5천629만 원)보다 12.9% 늘었다.
또 가처분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166.9%에서 2011년 172.3%로 확대됐다. 자택 보유 가구의 월지급 이자와 월상환액은 48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25%나 급증했다.
하우스 푸어는 2010년 기준으로 156만9천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2011년에는 이보다 훨씬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역시 실질임금 상승세보다 경기둔화세가 뚜렷해 하우스푸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천원기 기자 000wonki@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