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잠재적 대권주자 많다 천정배도 대권반열에 포함”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법조계 출신답게 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5년 7월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정계에 복귀, 통합민주당을 깨고 새로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에 들어가면서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DJ정부 시절 천 최고위원은 국민회의 총재특별보좌관과 총재권한대행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1996년 15대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뒤 새천년 민주당, 열린우리당을 거쳐 현재의 민주당까지 연거푸 4선 고지를 밟았다. 지난 10·3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에 입성했다. 천 최고위원은 [일요서울]과의 인터뷰를 통해 2012년 대선 출마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 새 지도부 체제가 출범한지 이제 한 달이 넘었는데 잘 안착이 됐다고 보나.
▲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르게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이번 지도부는 2012년 정권탈환을 위해 민주당을 선명야당, 수권정당으로 변화시켜 달라는 당원들의 여망을 안고 출범했다. 아직은 서로 호흡을 맞추는 단계라 뭐라 딱히 말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역할분담을 해서 당을 변화시키는 일과 이명박 정권의 탐욕과 폭정에 맞서 싸우는 일을 함께 열심히 해 나가고 있다.
- 4선까지 하게 된 원동력이 뭐라고 보나.
▲ 나를 네 번이나 믿어주고 지지해 준 안산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 93년에 안산 최초의 변호사 사무실을 내고 안산의 발전과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일관된 행보에 대해 좋게 평가해 준 것 아닌가 생각한다.
- 진보행동 출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 젊은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기치를 내걸고 자신들의 정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젊은 정치인들이 패기와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야 당에 활력이 생긴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할 생각이다.
- 당내 세력들 간 충돌 할 수도 있지 않나.
▲ 민주주의는 원래 시끄러운 것이다. 찌그락빠그락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그것이 계파 간 이해의 충돌이라면 얘기는 전혀 달라진다. 진보행동 아니라 누구라도 당내에 줄 세우기, 계파정치를 하려한다면 좌시할 수 없다.
- 한미FTA 재협상 문제로 지도부 내부에 갈등이 있는데.
▲ 각자의 입장이 많이 달랐지만 한미FTA가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의해 밀실에서 졸속으로 재협상되는 것은 절대 막아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 예산국회에서 4대강 예산관련 민주당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지도부 차원에서의 대응은?
▲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한다. 오늘 낙동강에 건설 중인 함안보에 다녀왔다. 벌써 많이 파헤쳐지고 심각하게 훼손된 낙동강과 수변환경, 죽어가는 생명들을 보니 마치 내 몸이 찢기고 피 흐르고 멍들어버린 느낌이 들었다. 일자리 창출해서 경제 살리겠다더니 1000억이 넘는 돈을 쓰면서 만들어낸 일자리는 고작 140개, 그것도 대부분 일용직이고 상용직은 딸랑 11개뿐이다. 국민의 혈세로 환경을 파괴하고 생명을 죽이는 4대강 공사예산, 단 한 푼도 내 줄 수 없다는 각오로 싸울 것이다.
- 민주당 내 예비 대선후보(손학규, 정동영 정세균)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 모두 다 우리 민주당의 훌륭한 자산이고 뛰어난 지도자들이다. 구체적인 인물평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 본인이 직접 추후 대선주자로 뛰어들 생각은 없나.
▲ 중요한 것은 2012년 대선에서 이명박 정권의 탐욕과 폭정을 종식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나설 수 있는 사람은 전부 다 나서야 한다. 민주당의 인물도 잠재적 역량이 있는 대권주자들이 많이 있다. 여러 대권주자들이 경쟁하면서 함께 크면 2년 후에는 한나라당 후보에게 지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 대권주자군 중에 천정배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 대중적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 노무현 대통령도 대선 2년 전 지지도가 2~3%에 불과했다. 기회는 얼마든 있다고 본다. 지난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트위터에서 당대표 선호도 투표를 했는데 압도적으로 1위를 했다. 아마 내가 후보들 중에 가장 많은 ‘팔로어’를 가졌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최소한 인터넷 공간이나 트위터 등 SNS에서 만큼은 다른 어떤 유력 후보들보다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 민주당의 청목회 입법로비 검찰소환 불응 입장에는 변함이 없나.
▲ 아니다. 민주당은 앞으로 검찰 수사를 당당하게 받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 떳떳했다면 당당히 검찰 소환에 응하면 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있는데.
▲ 이제까지 떳떳하지 못해서 검찰소환에 응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의원실 압수수색 등 무리하고 과도한 수사, 그것도 제대로 된 영장도 제시하지 않아 불법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의원실 압수수색의 경우 필요한 증거만 가져간 것이 아니라 당원명부를 비롯해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통째로 들고 갔으니 거기에는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정보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또 어떤 곳에서는 여직원의 개인 다이어리까지 압수해 갔다고 한다. 이렇게 마구잡이식 수사를 하는데 대한 항의의 표시였던 것이다. 당초 수사대상 의원들도 수사 개시 때부터 검찰의 출두 요구에 응하겠다고 했었다. 전혀 거리낄게 없다는 것이다.
- 여권에서 개헌을 추진하고 있는데 개헌에 대한 입장은.
▲ 지금 여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개헌의 문제는 매우 정략적이라는데 있다. 또 경제민주화 정신을 천명하고 있는 헌법 119조를 훼손하려 한다는 의심도 있다. 헌법 119조 2항은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개헌 시도를 절대 묵과할 수 없다.
- 지도부로서 어떤 정책기조를 가지고 민주당을 이끌 것인가.
▲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은 민주당의 정체성이 좀 더 진보적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2012년 대선은 진보개혁진영이 하나로 뭉치지 않고서는 승리하기 어렵다. 그 증거가 바로 6·2 지방선거이다. 진보개혁진영이 하나로 뭉친 곳에서는 어김없이 승리했다. 이 두 가지, 진보개혁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야권연대를 완성시키는 것. 이것이 새로운 지도부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