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를 분석한다
김문수를 분석한다
  • 전성무 기자
  • 입력 2010-11-16 10:03
  • 승인 2010.11.16 10:03
  • 호수 864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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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 “8도 스펙트럼 모두 지닌 수도권 대표”
弱, “운동권 출신으로 보수정당 이적 ”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누가 뭐래도 강력한 여권의 대권주자다. 비록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비해 지지율이 떨어지지만 아직 대선이 2년이나 남은 데다 친이 후보의 단일화가 이루어 질 경우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 지 알 수 없어 섣불리 단정하기는 곤란하다. 수도권 대표로 자리매김을 해 나가고 있는 김 지사의 강점과 약점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수도권 기반 가지고 있다는 점은 최대 강점이지만 운동권 출신이란 점은 약점이 될 것.”

인터뷰에 응한 여론조사 및 정치 컨설팅 전문가 3명은 김문수 경기지사의 강점을 모두 유사하게 평가했다. 수도권에서 재선 도지사로서의 행정력과 국회의원 출신으로서의 정치경험 등을 주요 강점으로 꼽았다.


강점(strength)

“청렴하면서 신선한 이미지가 최대 강점이다. 노동운동과 재야운동 경험으로 인해 청렴성과 신선도가 타 주자들 보다 높은 편이다. 여타의 민선 시도지사들과 달리 도정 수행에 있어서 큰 잡음이 없었다는 점도 부가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김창권)

“수도권에서 재선 도지사라는 것이 강점이다. 만약 도정 수행에 문제가 많았다면 공천뿐만 아니라 본선도 어려웠을 것이다. 대중적 지지와 행정력을 검증받은 것이다. 과거 국회의원 경험도 강점이지만 정치경험과 지사로서의 행정 경험은 또 다른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정치와 행정력을 대선주자로서 검증받은 것이 타 주자들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김능구)

“수도권 지지기반이 뚜렷하다는 것과 자신의 주장과 성격이 분명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추진력이 높다는 점이 대선주자로서 호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핵심공약인 GTX사업의 경우 현재 추진 중이어서 성과를 이야기하기에는 이르지만 구체적 성과가 없더라도 이미 국회의원을 할 때부터 보여준 강한 추진력은 정치권에서도 인정을 받았다.”(고성국)


약점(weakness)

정치 전문가들은 과거 운동권 경험, 전국적인 측면에서의 낮은 대중 지지도 등이 김 지사의 약점이라고 분석했다. 날카로우면서 딱딱한 외모와 성격도 여성 유권자들에게는 비호감으로 작용해 보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과거 운동권에 있다가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으로 옮긴 것이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실제 지난 6·2 지방선거 TV토론회에서 유시민 후보가 이런 점을 공략했는데 김 지사는 침묵을 지키며 난감한 표정을 드러냈다. 이미지도 큰 약점이다. 강직하고 청렴한 이미지는 좋은데 여성 유권자들에게 약점으로 작용할 면도 없지 않다. 외모는 요즘 굉장히 중요한 사안으로 시대적인 추세다. 보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김창권)

“날카롭고 강인한 이미지가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 일반 대중이 정치지도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덕 있고 포용력 있는 통합형 리더다. 이 부분에서 김 지사가 부족하다. 지지의 외연을 넓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현직 도지사라는 점도 문제다. 현직에 있으면서 경선에 임할 수는 있다고는 하지만 대권행보를 대놓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김능구)

“전국적으로 보면 대중적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 약점이다. 그 인지도를 높이려고 노력을 할텐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과거 운동권에 몸담았던 이력이 한나라당의 전통 지지층 사이에서 의구심을 가지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후보로서 당내 경선을 통과할 수만 있다면 이것이 오히려 중도세력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성국)


기회(opportunity)

전문가들은 향후 대선구도 변화에 따라 김 지사에게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위기가 찾아온다면 김 지사가 수도권 대표로서 부각될 것이라는 것. 과거 대선의 향방을 가르는 열쇠가 항상 중원, 즉 수도권이었다는 것에 전문가들은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박근혜 위기론’으로 대선구도 흐름이 변한다면 기회가 올 수 있다. 박근혜 위기론으로 인해 ‘박근혜 대안론’이 뜬다면 김 지사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직 도지사라는 점과 경기도라는 지지기반이 있어 폭넓게 유권자를 접할 수 있다. 경기도는 8도의 스펙트럼이 다 들어가 있다는 특성이 있어 오세훈 서울시장보다 대안으로 적합한 인물로 보인다.”(김창권)

“수도권, 즉 중원재패가 대선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이 김 지사에게는 기회다. 손학규 대표가 민주당 당권을 거머쥠에 따라 한나라당에서도 수도권 기반 후보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미 영남권 후보로 규정돼 있다. 따라서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 것이다.”(김능구)

“경기도지사라는 직위가 기회가 될 것이다. 민주당에서 대선주자로 손학규 대표가 확정되면 수도권을 둘러싼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기도지사라는 자리는 과거부터 수도권에서 어필 할 수 있는 직위다. 한나라당에서 ‘우리도 수도권에 강한 사람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된다면 김 지사에게는 상당한 기회가 될 것이다.”(고성국)


위기(threat)

2012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박근혜 대세론’의 조기정착은 김 지사에게 위기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직 도지사에 있다는 점 때문에 총선이 끝나기 전까지 발이 묶여 그대로 대선에서 배제된다는 것. 이 밖에 남북관계, 경제 등 분야에서 김 지사의 대안 제시 여부도 위기요인의 변수로 꼽혔다.

“여야를 막론하고 시도광역단체장은 약속한 대로 시정과 도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공통의 ‘문제’를 안고 있다. 총선 다음에 대선 경선이 있는데 김 지사는 도지사이기 때문에 총선 이전에는 아무것도 못한다. 만약 총선 때 국회의원 공천 역학관계에서 대선 주자 위주의 흐름이 잡혀 버리면 92년도 ‘YS 대세론’처럼 ‘박근혜 대세론’이 조기에 정착돼 밀려 버릴 수가 있다.”(김능구)

“남북관계 악화, 경제 등 요인이 위기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한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대북관계 악화와 최근 문제가 되는 환율 같은 경제 쪽에서의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 못한다면 중도보수층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대선에서는 중도 층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큰 흐름이 바뀌었다.”(김창권)

“손학규 대표의 상승세에 대한 거품이 빠지거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치고 나와 지지층에서 겹치는 부분이 생기면 가라앉는 측면이 생길 수 있다. 이 밖에는 특별히 어려워질 이유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잘 다져진 표이기 때문이다. 손 대표가 정계에 복귀하자마자 김 지사의 표가 약간 빠지는 듯이 보였는데 다시 회복하거나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 않나.”(고성국)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인터뷰에는 김창권 한길리서치 대표, 김능구 이원컴 대표, 고성국 정치학 박사 등 3명이 참여했다.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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