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사태 악화, 정부군 홈스 맹폭…러·중 분노 확산
시리아 사태 악화, 정부군 홈스 맹폭…러·중 분노 확산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2-02-07 17:10
  • 승인 2012.02.07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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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아 이들리브 지역에서 6일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날 시리아 정부의 폭력 사태에 항의해 시리아 주재 미 대사관이 폐쇄됐으며 영국 대사는 본국으로 소환됐다.<AP/뉴시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시리아 제재 결의안이 무산되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은 공세를 높여 무차별 학살을 이어가고 있고 거부권을 행사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서방과 아랍권에서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 반정부 거점 홈스 맹폭격 사상자 속출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FP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 5(현지시간) 반정부 거점 홈스 등을 무차별 폭격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인권단체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리아 반체제 인사로 구성된 시리아국가위원회(SNC)와 시리아인권관측소 등에 따르면 홈스에서 이번 폭격으로 47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또 현지 반정부 단체인 지역조정위원회 오마르 이들리브 대변인도 홈스의 바바 아므르와 아 바이야다 지역에 거주 지역 건물이 수십 차례 총격을 받았다일부 지역에서는 불길이 번졌다고 전했다.

시리아국가위원회는 시리아 정부군이 탱크를 앞세워 홈스를 포위한 채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유혈 사태를 막아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홈스 주민과 연락을 해온 한 활동가는 최근 며칠 사이 벌어진 가장 격렬한 폭격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 3일 홈스 인근 칼리디야를 공격해 하루에만 200명 이상 사망하는 등 유혈진압을 강행하고 있다.

서방, 러ㆍ중 제외한 독자행동 구상…美, 시리아 사태 군사 개입 배제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무산된 가운데 서방측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 유혈 사태에 대해 주 시리아 미국대사관을 페쇄하는 등 단호한 의지를 보이면서도 군사 개입은 배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현지시간) 美 NBC방송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외부의 군사 개입에 의지하지 않고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지난해 리비아에서 무아마르 카다피를 제거한 것처럼 미국과 동맹국의 군사행동이 모든 상황에 적용돼선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시리아 사태는 협상을 통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의 이 같은 발언은 군사적 수단을 제외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리아 정권 교체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지난 5(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시리아 반정부 세력 지원을 위한 국제 연대를 제안했다. 그는 안보리가 무력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유엔 밖에서의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13개국 이사국이 정치적 개입 절차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제14차 독·불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을 갖고 프랑스와 독일은 시리아에 대한 국제적 행동을 가로막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결의안에 반대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또 영국도 사이먼 콜리스 주 시리아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한 바 있다.

반면 서방의 반응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5국제사회가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한 쪽 입장에서만 보고 있다면서 이는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안보리 표결은 자신과 미하일 프라드코프 러시아 해외정보국(SVR) 국장이 다마스쿠스에서 알아사드를 면담한 이후로 미뤄졌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 지난 4일(현지시간) 시리아 제재 결의안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표결이 열린 가운데 호세 필리프 모라이스 카브랄 유엔 주재 포르투갈 대사(왼쪽), 바소 상쿠 유엔 주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오른쪽)가 손을 들어 찬성을 표시한 반면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정면을 응시한 채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AP/뉴시스>

아랍권, 러시아와 중국 맹비난…불매운동 주장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아랍권의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시리아와 국경을 접한 요르단에서는 최대 이슬람 단체 무슬림형제단이 아랍 국가들에게 중국과 러시아산 상품 불매운동을 요구했다.

무슬림형제단의 함만 사이드는 안보리 결의안을 거부함으로써 러·중 양국은 시리아 국민의 학살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이슬람교도와 아랍인 모두 자유와 존엄을 요구하는 시리아 국민을 지원하려면 중국과 러시아제 상품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군에 의해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선 시위 군중이 러시아 대사관을 습격했다고 알지자라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현지 시리아 야당 지지자들이 주도한 러시아 대사관 공격에는 리비아인들도 가세했으며 트리폴리 주재 중국 대사관에도 몰려가 돌과 계란, 토마토 등을 던졌다고 전했다.

일명 아랍의 봄이 처음 시작된 튀니지 하마디 베잘리 총리는 국민을 무력으로 탄압하는 시리아 정부에 항의해 시리아 대사를 추방하고 관계를 단절할 것을 각국에 호소했다.

<김종현 기자>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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