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문학인생 50년을 맞는 소설가 황석영이 네 번째 소설 연재를 앞두고 파란만장했던 그의 인생사를 풀어놓았다
황 작가는 지난달 3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개 외국 작가들이 이 나이쯤 되면 자전을 좀 남기는 모양이다”라는 첫마디로 자신의 문학인생 50년과 새 연재를 앞두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내 인생 자체가 삼국지라서 굉장히 드라마틱하고 다른 사람 일생 산 것의 열 배는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한 번도 평화로운 일상을 보낸 적이 없으니까”라며 파란만장 했던 자신의 삶을 회고했다.
자서전은 쓰지 않겠다는 황 작가는 “팔십쯤 되면 대화집이나 낼까 해요”라는 말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어 “농담 삼아 말하는데 내가 입을 열면 다칠 사람이 많아요. 지금 문학동네 카페와 경향신문에 한국 명단편 100선을 쓰고 있는데. 알려진 것 외에 내가 아는 사실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어”라는 말로 대신했다.
끊임없이 글을 쓰는 동력에 대해 그는 “70~80년대 나는 겉으로는 문학주의라는 걸 경멸했어. 하지만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문학주의자였어 그러니까 참 이게 이율배반인데. 문학주의자를 겉으로는 경멸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평생 문학주의였던 거야. 다른 가치를 다 그 아래에다 놨던 거야. 나와 함께 했던 여인들이 나더러 ‘연애할 때도 어디 딴 년이 있는 것 같다’고 했는데 그 ‘딴 년’이 바로 문학이었던 거지”라며 문학이 자신에게 삶의 동력임을 고백했다.
황 작가는 오는 4월부터 시작하는 새 연재에 대해 “인생을 회고하면서 이야기꾼에 대해 써보면 어떨가 생각했다”며 “19세기 동학이 형성되면서 자생적 근대를 모색하던 때를 배경으로 최재우, 최시형이 나오고 전봉준이 나섰다가 작살도 나고 강증산 같은 관념적 사상가가 나오기도 하고. 거기에 황석영 아바타를 보내서 그런 것들을 겪으면서 얘기를 풀면, 내가 겪어 온 20세기를 또 다른 방식으로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라며 소회를 밝혔다.
칠순의 나이에도 쉬지 않고 소설을 쓰고 있는 그는 “앞으로 한 20년 더 써야 될 거야. 아흔 살까지 쓸거야. 20년 남았네”라며 토박이 이야기꾼으로 살아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