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주지훈이 하차하면서 뮤지컬 ‘닥터 지바고’에 합류하게 된 배우 조승우가 “사실 불쾌했었다”며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조승우는 지난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개막이 2주도 남지 않은 작품에 뒤늦게 합류하게 된 사정과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신춘수 대표한테 연락이 왔을 때 ‘이 분이 드디어 정신이 나가셨구나’ 싶어 헛웃음이 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 “대관 일정에 맞춰 무리한 스케쥴을 요구하는 것에 화가 나고 불쾌했다”며 “신 대표의 어이없는 제안을 받고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랬을까 싶어 다음날 말도 하지 않고 연습현장에 찾아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우들의 리허설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며 “무대장치나 음악이 없어도 이렇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엄청난 파워를 갖고 있다는 점에 마음이 흔들렸고 친동생처럼 아끼는 배우 홍광호가 혼자서 버거운 공연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도 결정을 내리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조승우는 “광호가 매일 같이 전화해 볼멘소리도 많이 하고 너스레를 떨면서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매달렸다”며 “닷새 동안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다가 광호가 문자 메시지로 보낸 성경 구절에 결심을 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번 공연에 대해서는 “최근에 ‘조로’가 끝나서 지금은 이 작품을 완벽하고 훌륭하게 그려 낼 자신은 없다”며 “유리의 고독함이나 쓸쓸함이 뒤늦게 합류해 홀로 버텨야 하는 저의 고독함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아 그걸 활용해 표현할 예정”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돈 때문이 아닌 작품과 연기를 보고 뮤지컬에 출연하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조승우는 2010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출연 당시 회당 1800만 원을 받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영화 ‘퍼펙트 게임’의 흥행이 잘되지 않아 속상하지만 지금껏 뮤지컬은 실패가 없었다”며 “뮤지컬로 돈을 벌려고 했으면 러닝개런티를 걸어 재벌이 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돈을 벌어도 후회할 만한 작품에는 출연하지 않는다. 망해도 제가 하고 싶은 작품은 한다. 그것이 제 신념이고 무대에 서는 이유”라며 무대를 향한 열정을 설파했다.
한편 신 대표는 “조승우가 언제 무대에 오를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배우들과의 호흡도 중요하기 때문에 충분히 연습하고 나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