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 호남 수도권 지지기반과 대중친화력 弱 한나라당 출신, 약한 당내 기반
지난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이번주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심층 분석한다. 최근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날카로운 대여 공세를 펼치며 주가를 높이고 있는 손 대표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진단을 들어 본다. [편집자 주]
강점(strength)
분석에 참여한 여론조사 및 정치전문가 3명은 손 대표의 강점으로 호남과 수도권의 지지기반, 다양한 행정직 경험, 학자와 기자 등 전문가 그룹으로부터의 높은 지지 등을 꼽았다. 여기에 친숙한 대중친화력이 더해져 차기 대선주자 이미지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호남과 수도권에서 정치적 기반이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정치적으로 민주당은 호남 기반이 강하다. 여기에 경기도지사를 지냈다는 경력이 더해 타 주자와 달리 차별성을 띌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정치경험과 함께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지사를 지내는 등 행정직 경험이 많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김윤태)
“일반 유권자들로부터도 지지율이 오르고 있지만 한나라당 소속일 때나 지금이나 학자, 기자 등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첫 번째 강점이다. 아울러 야당 내 경쟁 후보들에 비해 대중 친화력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오랜 기간의 소위 ‘야인 활동’에 의해 서민을 이해하고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의 이미지 변화에도 성공한 점을 주요한 강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이택수)
“현재 제1야당의 대표라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차기 대선에서 야당 지도자로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세균 정동영 최고위원이 당권에 뛰어든 것 아닌가. 모나지 않은 스타일로 인한 대중친화력과 수도권에서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강점 중 하나다.”(심재웅)
약점(weakness)
정치 전문가들은 손 대표의 최대 약점을 하나같이 한나라당 출신인 점을 들었다. 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이런 약점을 극복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앞으로 타 주자들로부터 공격의 빌미가 된다는 것. 빈약한 당 내 조직기반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당 내 조직기반이 약하다는 점이 최대 약점이다. 경륜이 많기는 하지만 한나라당과 김영삼 정부에 몸담았다는 이력이 있기 때문에 진보 층의 확실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확장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점 때문에 현재 지지율도 주춤하고 있지 않나. 이것이 한계로 작용할 것이다.”(김윤태)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점은 이번 당 대표 선출을 통해 상당 부분 극복했지만, 여전히 한나라당과 당내 경쟁자들로부터 공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아킬레스건이다. 향후 대선 과정, 즉 당내 경선과 본선을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손 대표 본인 경력과 정책과 관련해서 한나라당은 변절자로, 민주당내 경쟁자들은 한나라당의 아류라고 비판할 것이다.”(이택수)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점이 최대 약점이다. 당 내 경쟁 세력들로부터 추후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가 된 것을 보면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추후 본인에게 얼마나 부담이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심재웅)
기회(opportunity)
손학규 대표의 최대 약점으로 미약한 조직기반과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점이 꼽혔다면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는 ‘탈계파 적 이미지’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야권 통합의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민주당 내부의 여러 파벌을 잘 통합하고 새로운 대선 전략과 공약을 마련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기회요소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대선 주자가 누구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기회요소는 달라질 것이다. 현재 여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유력하지만 김문수 경기지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각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김윤태)
“문성근씨 등이 진행하고 있는 당 외곽의 야권 단일화 운동은 결국 비호남 출신의 대통령 후보인 손 대표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만일 손 대표가 단일 후보로 최종 선출될 경우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입지에 서게 될 것이다. 다만 2년 후 당내 경선과정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과 본선을 앞두고 단일화 과정을 밟을 때까지 현재의 지지율을 최소한 유지하거나 올려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남을 것이다.” (이택수)
“지금은 미래의 기회요소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 다만 외부보다는 내부에서의 기회요소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여러 세력이 모인 곳인데 손 대표는 그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통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추후 이 점이 기회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심재웅)
위협(threat)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하면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손 대표에게 전대 이후 하락하고 있는 민주당의 지지율과 리더십 부재, 야권통합 성사 여부를 위협요소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손 대표가 현재 가장 심각하게 걱정해야 할 부분은 야권통합이다. 여러 세력과 파벌들을 하나로 연합해서 이끌어나갈 리더십이 필요한데 앞으로 1년여 동안 민주당 내외부의 진보세력으로부터 검증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런 검증 절차에서 삐걱거린다면 추후 위협요소로 작용할 것이다.”(김윤태)
“당 대표 선출 이후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손 대표에게는 위협요소다. 한나라당내 민본21 모임의 조사결과 정권교체 여론이 60%를 넘는다는 결과가 있었지만,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여론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수권 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당 지지율을 상승시키지 못할 경우 당내 대의원들이나 호남 유권자들이 손 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 있으니 향후 1년간 대표로서의 리더십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이택수)
“제1야당의 대표로서 남북관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핫 이슈에서 명백하게 입장표명을 하지 못한다면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 현재 야권은 천안함 사건,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서도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감한 문제에 대한 독자적인 입장 표명이 리더십의 표준이 될 것이다. 리더는 언제나 테스트를 받게 된다. 지금 리더로서 입지를 굳힐 기회가 주어졌고 그 기회에 부응하지 못하면 위협 요인이 될 것이다.”(심재웅)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분석에는 김윤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등 3명이 참여했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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