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보좌관 박배수에 대한 충격적 진실 밝힌다"
그러나 최근 박씨가 실제로 금품을 챙겼는지 의심스럽다는 주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박씨가 돈을 챙길 만한 위치에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그가 억대의 금품을 요구할 정도로 궁핍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 박씨는 문환철 대영로직스 대표(42·구속기소)를 통해 이 회장으로부터 2009년 말부터 올해 7월까지 현금 5억 원과 미화 9만 달러, 500만 원 상당의 까르띠에 여성용 손목시계 1개 등 총 7억50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했다.
그는 SLS그룹에 대한 창원지검의 수사를 무마하고 SLS조선을 워크아웃 대상에서 제외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제일저축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 강도를 완화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 은행 유동천 회장에게서도 2009년 5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총 6회에 걸쳐 1억5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A조경 대표 조모씨로부터 관급공사 등을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2010년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23회에 걸쳐 총 1억8000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보좌관은 자신의 부친을 A조경 대표로 위장 등록시킨 뒤 급여를 받는 것으로 꾸며 이 돈을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박씨는 또 2009년 3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B사 대표 김모씨로부터 매달 평균 500만 원씩 총 1억17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박 보좌관이 기업들로부터 받은 금품은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10억 원이 넘는다.
박씨 받은 돈 어디로
검찰은 이와 별도로 코오롱 임원 명의로 돼 있는 박 보좌관의 차명계좌의 자금 출처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코오롱 그룹에서도 불법자금을 받았는지 여부를 캐고 있다.
또 검찰은 박씨가 코오롱 출신 선배 부인의 차명전화를 사용해 120여 차례 통화한 사실도 밝혀냈다. 이상득 의원과 박씨 모두 코오롱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주목할 점은 박씨의 차명계좌다.
이 차명계좌가 실제로 박씨에 의해 운영됐는지를 파악하고 있는 검찰은 박씨의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5~6개의 계좌를 추적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문제의 계좌에는 계좌 당 수천만 원부터 수억 원까지 입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정작 이 돈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 돈의 실제 주인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차명계좌의 특성상 박씨가 자백하지않는 한 실질 주인을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지금까지 드러난 천문학적 액수의 돈을 박씨가 어떤 이유에서 받았는지 또 받은 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추적하고 있지만 정치권 일부에서는 박씨가 이 돈을 제 3자에게 넘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한 가지는 박씨 외에도 다른 이들 명의로 돈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검찰은 의원실 비서 임모씨(44·여) 등 2명의 계좌에 최근 2년간 출처불명의 8억 원이 입금된 사실을 파악하고 이 돈의 출처와 성격을 캐고 있다. 8억 원 중 일부가 의원실 경비에 사용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씨가 이 돈을 개인적인 목적에서 받아 낸 것이라면 주변인들을 동원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 위험한 돈 받을 이유 없어
또 다른 하나는 박씨가 매우 부유한 집안 출신이고 상속받은 재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이다.
청도 출신인 박씨는 청도 제일의 부자집 아들로 유명하다고 한다. 박씨의 큰아버지는 우리나라 초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사촌인 박모씨는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또 삼촌(사망)은 유력일간지의 편집국장을 지냈다.
박씨의 본가는 경주 최 부자집과 비슷하다. 그의 본가는 청도에서 제일 재산이 많고 아직도 아흔 아홉칸 고택을 유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청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박씨가 수억 원의 돈을 챙기기 위해 그런 위험을 감수했을 리가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에 검찰 주변에서는 박씨가 궁지로 계속 몰릴 경우 SD에 치명적인 증언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검찰이 조만간 SD를 소환해 박씨와 대질을 할 수도 있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박씨는 가족들에게“나름의 생각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마라”고 말했다. 박씨가 말한‘나름의 생각’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박씨가 신변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할 경우 실제로 돈이 건네진 인물에 대해 진술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정치권에서는 검찰이 이미 박씨로부터 돈의 용처를 밝힐 만한 상당한 진술을 받아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박씨가 검찰에 돈의 용처를 일부 밝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이 때문에‘검찰이 조만간 이상득 의원을 소환해 본격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에 하중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검찰은 이 돈 일부가 이상득 의원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이미 검찰은 박 보좌관이 의원실 직원 4명의 차명계좌를 통해 돈세탁을 한 정황을 파악한 상태다.
한나라당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검찰의 이상득 의원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소환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조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의정 일정 등을 고려해 늦어도 2월 중에는 자진출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영의 객원기자> choi@ilyoseoul.co.kr
최영 객원기자 choi@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