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 인터뷰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 인터뷰
  • 전성무 기자
  • 입력 2010-11-02 13:20
  • 승인 2010.11.02 13:20
  • 호수 862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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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사도 야당 정치인이 제1차 목표”
photo@dailypot.co.kr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의 정치인생은 그야말로 ‘역경의 정치’다. 그는 1974년 제16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이래 총망 받는 법조인이었다. 운명처럼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만나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1999년 옷 로비 사건 등에 연루되면서 친정인 검찰에 의해 세 번 구속됐으나 모두 무죄 판결을 받고 재기했다. DJ는 그가 옷 로비 사건으로 인해 법무비서관직을 사퇴한 뒤 2개월 동안이나 법무비서관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뒀을 만큼 그를 총애했다. 박 최고위원은 10·3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 지도부에 6위로 입성했다. 그를 의원회관에서 직접 만나 민주당을 이끌 비전과 정치철학을 들어봤다.

- 지도부 입성한 소감은.
▲ 민주당이 소통과 통합을 이루고 야권연대를 내실 있게 추진 할 수 있도록 당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 하겠다. 기대와 성원을 보내준 분들에게 감사한다.

- 전당대회 출마하게 된 동기는.
▲ 민주당은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 참패한 뒤 존재감이 상실되고 무기력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나같은 사람이라도 당이 변화 하는데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출마했다.


독자 노선, 원칙 있는 정치할 것

- 당 대표에 대한 욕심은 없었나.
▲ 당 대표를 하기 위해 출마했다. 하지만 기존 주자들의 견고한 조직 바람 때문에 목표 달성을 못했다. 나는 독자노선을 걷고 원칙 있는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대에 못 미쳐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에 대한 입장과 그 이유는.
▲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려 한다면 기왕 우리도 독소조항을 적극적으로 재개정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내 입장이다. 특히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문제, 개성공단 원산지 문제 등에 대해서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재협상)주장을 해야 한다.
현재 체결된 조항에도 국내사업 보호를 위한 장치가 완벽하게 마련이 안 된 상태다. 우리가 추진하려 했던 국내산업보호대책의 절반도 추진이 안 되거나 이행이 안됐다.

-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 세계에서 그런 나라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니 ‘참 이상한 나라에 이상한 정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정상적인 현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 또는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북한의 3대 세습체제의 시비를 놓고 논쟁과 비판을 하는 것은 한가한 일이다.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북한의 3대 세습이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세심한 주의와 예상, 분석을 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검찰의 태광과 C& 그룹 수사가 현 지도부 및 구민주계를 겨냥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실명이 나오고 있는데 당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하고 있나.
▲ 그동안 검찰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망원경식 수사를 하고 지난 권력에 대해서는 철저한 현미경 수사를 했다. 이번도 전 정권을 비롯한 야당 정치인을 잡는데 제1차 목표가 있다는 의아심을 버릴 수 없다. 이재오 특임장관도 전 정권에 대한 수사라고 이야기 하고 있지 않은가. 전 정권 사람 대다수가 민주당 현역 정치인들이 많은데 결국은 야당 분쇄, 탄압을 위한 수사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이다. 당 차원에서 불식할 수 없는 문제다. 만약 불공정 편파수사로 야당에 수사가 집중 된다면 전 당력을 결집해서 대항 할 것이다.


박지원 겨냥 수사 들은 적 없다

- 본인이 검사로 재직할 당시에도 편파수사는 있지 않았나.
▲ 정치인을 수사목표로 삼고 기업인들에게 정치인 비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기업범죄에 대해서는 묵인을 하거나 면책을 주겠다는 식의 수사를 나는 해본 적이 없다. 요즘은 기업인을 수사대상자로 선정한 상태에서 야당 정치인에 대한 수사에 협조하게 한 뒤 해당 기업비리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건 대단히 잘못된 검찰권 행사다. 검찰이 공정하고 엄정한 검찰권 행사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검찰권 행사가 아니라 검찰 폭력이다.

- 이번 검찰 수사가 박지원 원내대표를 겨냥한다는 말도 있는데.
▲ 구체적으로 그분을 겨냥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다. 야당 정치인에 대한 탄압이 목적이라면 (박 원내대표 뿐 아니라) 전방위적인 수사를 하지 않겠나.

- ‘스폰서 검사’ 이후 검찰 개혁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보나.
▲ 안 그래도 오늘 사법개혁특위 차원에서 법원개혁관련 공청회에 참석했다. 내가 검찰개혁특위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데 박차를 가해서 여야 간 합의를 도출하는데 노력하겠다.

- 2012년 대선을 손학규 대 박근혜 구도로 보고 있는데.
▲ 그렇게 점쳐지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대선은 아직 2년 2개월이나 남았다. 앞으로 정치권에 얼마나 많은 변화와 굴곡이 있겠나. 그래서 지금의 양강 구도로도 만족할 수 없고 앞으로 양강 구도로 간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이제 막 전당대회 끝나고 반짝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일희일비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양강 구도로는 안 갈 것

- 막판 뒤집어질 만한 변수가 나온다는 것인가.
▲ 앞으로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양산이 될 것이다. 정치권은 상대방을 헐뜯고 공격하고 또 방어 하는 곳이다. (대선을 앞두고) 얼마나 많은 자료가 양산되겠는가. 전쟁을 방불케 하는 정치적인 공방이 있지 않겠나.

- (박주선은) 향후 어떤 비전을 가지고 민주당 지도부에 임할 것인가.
▲ 이명박 대통령이 공정사회를 이야기 하는데 나는 공정사회를 이끄는 것뿐만 아니라 법과 정의가 구현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민주당이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에 ‘제3의 물결’과 같은 ‘정의의 물결’을 일으켜야 한다.
국민이 행복하고 또 기회가 보장 되고 모두에게 성장이 약속 되는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노력 할 것이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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