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역 A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탈세 의혹 증폭
경기도 지역 A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탈세 의혹 증폭
  • 최영의 객원기자
  • 입력 2012-01-10 11:03
  • 승인 2012.01.10 11:03
  • 호수 923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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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미상의 80대 노인 이름으로 부동산 차명거래

경기도 모 지역구의 A국회의원이 부동산 투기를 통해 거액의 세금을 장기간 탈루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의원은 이 지역에 두터운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어 해당 지역에서 그의 입김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와 관련된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여러 스캔들과 비리 의혹 등으로 정가 소식통들의 입방아에 여러 차례 오르내린 인물이다.
A의원은 그동안 관련 의혹들을 완강하게 부인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제기된 의혹은 상당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사실이 드러날 경우 검찰조사까지 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명·편법 부동산 거래

사정기관 주변에서 들리는 내용을 들어보면 A의원은 해당지역 토박이로 지역 유지이기도 하다. 상당한 부를 축적한 인물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A의원은 해당 지역을 비롯해 경기도 일대에 많은 부동산을 소유한 땅 부자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A의원에 대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여러 번 불거지기도 했다.

[일요서울]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A의원은 이 부동산들을 대부분 차명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 아내가 친인척들의 이름을 사용해 관리하는 것도 있고 아예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의원과 그의 아내가 타인 명의로 관리하고 있는 부동산은 자신의 지역구 내만 200만 평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A의원에 이름을 빌려준 이들은 대부분 A의원의 지역구에 거주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이라고 한다.

A의원의 부동산 차명 관리 내용을 잘 아는 한 인사는 “A의원의 부동산을 관리해주는 집사가 따로 있다”며 “건달 출신인 L씨가 바로 그 인물인데 A의원의 부동산 거래는 L씨가 모두 중간에서 처리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 이 인사는 A의원의 부동산 ‘부당거래’와 관련해 “땅 사들이는 과정에서의 문제점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A의원이 땅을 처분한 과정을 살펴보면 편법과 탈세의 정황이 뚜렷이 드러난다”며 하나의 근거를 제시했다.

이 인사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경기도 모처에 A의원이 소유했던 부동산으로 알려진 곳이 있다. 이 땅 위에는 현재 병원이 세워져 있다. 이 병원은 별도의 주차장 시설을 갖춘 중대형 규모로 이 지역에서는 큰 병원에 속한다.

이 병원의 관계자는 “이 땅을 A의원으로부터 매입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병원 부지를 매입할 때 A의원이 직접 나서서 계약을 한 것은 아니지만 L씨가 나서서 계약의 모든 것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병원 부지에 대한 부동산 거래를 할 때 L씨가 모든 것을 처리했다. 그는 이 땅의 실제 주인이 A씨라며 자신은 대리인이라고 했다”며 “서류상의 땅 주인은 80대 노인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L씨는 해당 부동산이 그 노인의 이름으로 돼 있는 A의원의 땅이라며 우리 측(병원측)을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치밀한 부정축재 수법

이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 측은 별도의 과정을 거쳐 해당 부동산이 A의원 소유임을 확인한 뒤 부지매입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A의원의 부적절한 행위는 또 있다. A의원과 병원 양측의 거래 내용을 알고 있는 한 인사는 “A의원이 병원과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 탈세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인사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A의원은 이 병원 부지 상당부분을 매매로 처리하지 않고 증여로 꾸며 부동산 계약을 했다는 것이다.

병원은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부동산을 증여할 경우 여러 이에 따른 양도세가 없다. 관련법에 따르면 비영리법인에게 상속하는 경우 그 법인에게 상속세 납세의무가 있다. 하지만 비영리법인에게 상속, 증여한 재산에 대해서는 대부분 상속세나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병원 측은 그러나 계약서 공개를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사정기관 관계자와 만나 “A의원은 이 지역에서 막강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조심스럽다. 괜히 곤란을 겪고 싶지 않다”며 “이 문제가 드러난다고 해도 A의원이 처벌 받을지도 의문이고 오히려 면죄부를 받고 병원에 악감정을 품게 될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A의원의 행위는 분명 문제가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우리 사회는 힘 있는 자에게 관대한 것이 현실 아닌가”라며 “향후 A의원 비리에 대한 증거가 나오고 그로 인해 사법처리가 확실하다면 계약서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몸을 사렸다.

이에 대해 A의원은 어떤 입장인지 들어 보았다. 일단 A의원 측은 예상대로 모든 내용을 부인했다. 심지어 정치권에서 A의원의 집사로 잘 알려진 L씨의 존재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A의원 측은 “차명으로 부동산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누가 그런 소리를 하고 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A의원의 모든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며 “더 이상 이런 루머가 나돌지 않았으면 했는데 또 이런 헛소문이 돌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A의원의 측근은 “의원님께 직접 물어 봤는데 부동산 차명 관리나 탈세는 자신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고 완강히 부인하더라”며 “L씨가 대리로 부동산을 거래하면서 ‘사실 이 땅은 A의원님의 땅’이라고 말한 것도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영의 객원기자> choi@ilyoseoul.co.kr

최영의 객원기자 choi@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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