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비, 밝고 기운찬 트로트 정신으로 무장! (인터뷰)
금단비, 밝고 기운찬 트로트 정신으로 무장! (인터뷰)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2-01-10 10:29
  • 승인 2012.01.10 10:29
  • 호수 923
  • 5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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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메인 보컬이 트로트 기대주로 변신~

음반과 음원, 방송·행사만으로 알리고파…‘밥 업소’ 통 큰 제안 모두 거절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실력파 걸 그룹 ‘브랜뉴데이’ 멤버였던 이수진(24)이 트로트 가수 ‘금단비’로 새롭게 컴백했다.  지난 12월말에는 ‘Never Ending Story(네버엔딩스토리)’로 인기몰이를 시작하고 있다. 타이틀곡 ‘훌쩍훌쩍’과 수록곡 ‘콩닥콩닥’등의 반응도 좋다. 트로트 팬들을 비롯한 대중들에게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인 금단비는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공개 방송, 행사 출연을 이어가고 있다.

연말에만 해도 부산, 강원도 삼척, 경북 안동 등 빠듯한 스케줄을 소화했다. 아이돌 댄스 그룹에서 트로트로 전향한 만큼 장윤정 못지않은 가수로 성장하는 게 앞으로의 목표다. 예쁜 외모와 목소리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다는 것. 금단비를 인터뷰 하면서 트로트 음악의 매력과 시작하게 된 계기, 트로트계의 근황 등을 들어봤다.

 

2009년 당시 외모·몸매·가창력을 두루 갖춘 3인조로 관심을 끌었던 ‘브랜뉴데이’는 인지도를 쌓던 와중에 돌연 해체됐다. 메인 보컬의 한 축을 담당했던 수아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으면서 트로트계에 몸담기로 결심했고, ‘금단비’라는 신인가수로 모습을 드러냈다.
‘금단비’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데뷔한 이유는 가요계와 방송계의 ‘단비’가 되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라고 한다. 전통적인 느낌이 있고, 영어 이름보다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점도 계기가 됐다.
금단비는 “사주를 봤는데 이름에 ‘금’이 들어가야 좋다더라”면서 새 이름에 만족했다. 
달라진 것은 이름뿐만이 아니다. 댄스, 발라드에 적합했던 보컬색깔을 완벽하게 트로트화 한 것. 금단비는 단기간에 트로트 가수로 변할 수 있었던 이유를 전문 트레이닝과 타고난 ‘뽕끼’(애상과 비탄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전통 정서)로 들었다.

물론 그녀는 이 두 가지 요소를 만족할 만큼 갈고 닦은 후 부터 음반 작업을 시작했다. 무르익은 느낌의 음색 때문에 얼핏 들어서는 24살이라 짐작하기 힘들 정도.
트로트는 발라드, R&B 장르와 다르게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길이 넓지 않다. 트로트 가수를 꿈꾸는 가수지망생이 많은 것도 아니며, 트로트 곡을 비롯한 작곡 능력이 있다고 해서 모두 트레이너의 자질이 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뽕끼를 간파해내야 만이 경쟁력 있는 트로트 가수를 키울 수 있다. 

-생애 두 번째 신인 데뷔

금단비는 “‘브랜뉴데이’ 히트곡 ‘살만해’로 인기를 얻을 때도 주위로부터 뽕끼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 곡 자체도 세미 트로트적인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그녀는 ‘뽕끼가 있다’는 평가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브랜뉴데이’ 해체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2010년, 과거 조언들이 떠올라 트로트계의 진출을 고려하게 됐다.
금단비는 “이쪽으로 도전하면 더 솔직한 나의 면모를 인정받고 또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결심 이유를 말했다. 
 


금단비는 브랜뉴데이 때와 현재의 가장 큰 차이점을 ‘무대를 즐기고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지었다. 
21살의 나이에 걸 그룹 멤버로 활동할 때는 잘해야겠다는 부담과 압박이 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약한 성대와 편도선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연습까지 무리하게 해 나중에는 후두염까지 걸렸다고. 나쁜 컨디션으로 라이브를 소화한 후에는 ‘수아 성대결절’ 검색어가 뜨기도 했다.
치료와 동료 멤버들의 관심으로 나아지기는 했지만, 끌려다닌다는 느낌으로 스케줄을 소화했던 당시를 생각해보면 아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금단비는 “노래하는 사람은 거의 성대 결절을 앓고 있다더라. 지속적인 관리와 편한 마음가짐이 중요한 데 그때는 잘 감당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지금은 즐기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가수로 변했다. 솔로인 탓에 서로 대화하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가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돋보이기 위한 경쟁을 하지 않는 점은 누리지 못했던 장점이다.
금단비는 트로트가 자신의 인생이 된 이상, 기성세대와 젊은 층을 함께 아우르는 가수를 목표로 삼았다.

-아이돌 가수 외모 여전히 간직

이를 위해서는 삶의 여운이 녹아있는 가사와 신선하고 중독성 있는 사운드가 담긴 곡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노래방에서 자주 불리는 ‘당돌한 여자’, ‘무조건’, ‘어머나’, ‘샤방샤방’, ‘땡벌’ 등은 이 같은 조건들이 갖춰진 곡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녀도 이를 인정한다는 듯이 “그런 노래로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롤 모델로는 김혜연, 서주경을 꼽았다. 결혼 후에도 열정적이고 파워풀한 공연을 펼치는 것이 멋져 보여서다.


반면 몇몇 트로트 가수들이 ‘반짝’하고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무기나 근성이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밝혔다.
그녀 말과 연관 지어서 말한다면 트로트계를 비롯한 가요계는 장기 침체를 겪고 있다. 음반 수요부터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에 보통 실력과 노력 없이는 살아남지 못한다. 일부 톱스타들은 음원 수익, 방송 출연, 광고 등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트로트 시장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이에 소속사 ‘쓰리나인종합미디어’와 금단비는 상황에 맞는 활동으로 수익을 만들고 있다.
1~2년 이상의 꾸준한 방송 출연과 행사 참여가 대표적이 예다.   금단비는 “트로트는 오랜 기간 활동을 해야 홍보가 된 다더라”면서 “댄스, 발라드 가수들처럼 굵고 짧게 활동하고 공백 기간을 갖는 행동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원 시장 수익을 주도하고 있는 10~20대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점도 다른 관점에서 보면 장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웬만한 가수들의 음반 판매 장소가 한정돼 있는 반면 트로트는 대형마트, 대형 생활용품점,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함께 판매되고 있어 추가적인 수익이 온다는 것. 금단비의 경우 귀여운 외모를 내세워 DVD 영상까지 판매하고 있다.
자리를 함께 했던 이원찬 대표는 “기대 이상의 반응 덕분에 생계형 가수까지는 아니다”면서 나쁘지 않은 수입을 귀띔해줬다.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점은 좋은 트로트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대중들이 어떤 방법으로 찾아들을 수 있냐는 것이었다.
이 질문에 금단비는 “케이블 채널과 음원 사이트의 ‘트로트’ 장르를 이용하면 된다”고 말해줬다. ‘벅스뮤직’, ‘소리바다’를 통해 듣거나 케이블 채널인 ‘아이넷’, ‘실버TV’, ‘월드이벤트’를 통해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 이어 그녀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내 노래가 종종 나온다. 고마운 일이다”고 전했다.
금단비는 조만간 새로운 싱글앨범과 트로트 명곡을 그녀의 목소리로 묶은 메들리 앨범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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