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명 작가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박정희 대통령 시대의 못다 핀 핵개발 이야기라면 소설 ‘모자씌우기’는 2000년대 이후 극비리에 진행된 완성형 남핵비화다.
취재와 집필은 청와대, 국정원, 통일부, 외교부, 과학부의 전·현직 고위간부들의 증언, 5년간 다큐 제작과 10년간 시사프로를 제작했던 저자의 해당 분야의 풍부한 지식과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 비밀스러운 핵실험을 통해 자유와 이상을 꿈꾸었던 대한민국 과학자들, 이들을 추적하는 미국 CIA와 IAEA가 트라이앵글을 이루는 치열한 두뇌싸움이 한축에서 전개되고, 과학자들과 정권과의 숨바꼭질이 긴장의 또 한축을 이루고 있다. 소설의 전체 구성 요소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으며, 거대한 복선과 반전, 통쾌한 카타르시스, 충격적인 사실들과 상상력의 어우러짐이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정신없이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오동선 (지은이) | 모아북스
김선영 기자 aha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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