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일 “남북 간에 책임 있는 고위급 대화채널이 구축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면 모든 의제에 대해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오후 ‘2012년 통일부 업무보고 브리핑’을 통해 “천안함·연평도 도발, 5·24조치를 포함한 남북 간의 모든 현안을 의제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통일부는 이날 업무보고를 통해 “대화채널 구축을 통한 남북관계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북한이 먼저 천안함·연평도 사과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유치해 온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는 추측을 낳게 했다.
류 장관은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측 사과는) 대화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 대화를 할 때 테이블 위에 올라갈 수 있는 의제”라며 “주요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무엇을 어떻게 해서 협상의 테이블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협상에 나와서 그런 문제들을 논의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태도”라며 “남북이 함께 한반도 또는 민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모든 문제들에 대해 협상 채널을 열고 거기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천안함 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는 별개 문제라는 것을 처음부터 밝혀 왔다”며 “여기에는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잘라 말했다.
류 장관은 ‘북한에 먼저 대화를 제의할 의사가 있냐’는 질의에 “여건이 되면 제의한다”고 답했다. 이어 “6·15 공동선언, 10·4 선언의 합의를 존중하지만 이행을 위해서 실무적인 이행방안에 대해 협의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협의도 남·북간 협의의 테이블 위에 올려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화채널과 관련해서는 “6자회담을 위한 각국 간의 대화가 진전되는 것도 우리 남북대화를 위한 하나의 상황변화가 될 수 있다”며 “내가 그냥 기다리겠다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상황 변화와 가능한 변수를 보면서 또는 움직이면서 기다리겠다는 것이다”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북한과의 실무접촉 여부에 대해선 “공식적인 실무적 대화 추진은 없었다”며 “다만 간접적인 방법으로 또는 상황의 분석에 따라 이러한 대화가 가능한지를 서로 짐작하고 알리는 이런 정도는 있었다”고 설명했다.
류 장관은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며 “우방국과 함께 북한에 대한 의도적 지원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북한이 좋은 선택을 통해 기회의 창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북한 당국의 현명한 선택과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