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OCI 회장 ‘주가흐름’ 좌불안석
이수영 OCI 회장 ‘주가흐름’ 좌불안석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2-01-09 13:41
  • 승인 2012.01.09 13:41
  • 호수 924
  • 2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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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밝지 못하다. 왜?”


폴리실리콘 수요문제 해결 실마리 찾지 못해 ‘전전긍긍’
IR부서 빗발치는 항의전화에 업무 ‘속수무책’, 언제까지

OCI(회장 이수영)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연일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 사업 시황이 불투명해지면서 2012년 전망이 좋지 못하다. 오너 일가 자식들의 지난해 증권거래법 위반도 OCI 주가 흐름에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OCI의 잡음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서도 OCI의 주가 흐름에 대한 입장은 명백하다. 태양광 사업 시황이 좋아지면 원상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 시기가 당분간은 어렵다는 데 입을 모은다.

 

OCI는 기초화학·정밀화학·석유화학·석탄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종합화학회사다. 전신은 1959년 8월 세워진 동양화학공업㈜이다. 이후 동양제철화학을 거쳐 현재의 OCI로 사명이 변경됐다. 2010년 기준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폴리실리콘, 과산화수소가 49.1%로 매출의 절반 가깝게 이뤄졌을 정도로 특수를 누렸다.
 

특히 OCI는 지난 2006년 태양광 발전 사업에 뛰어들면서 성장했다. 태양광을 전기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폴리실리콘이란 일종의 부품이 필요한데 이 기술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기업이었다. 비록 당시 선진국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었지만 지난해 이후 세계 최고의 폴리실리콘 업체로 등극이 확실시 될 정도로 성장했다.
 

이런 성장기 뒤에는 이 회장이 버티고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동종업계의 중론이다. 이 회장은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불리는 창업주 고 이회림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당시 동양제철화학은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으로 유명했지만, 성장세가 더디고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 회장이 신중하게 판단하고 일단 결정이 되면 과감하게 밀어붙인 것이 오히려 역효과로 평가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 폴리실리콘사업 진출에 성공해 그의 ‘뚝심’을 입증했다. 지난 2007년 전북 군산에 6500톤 규모 폴리실리콘 제1공장을, 이듬해엔 1만500톤 규모를 갖춘 폴리실리콘 제2공장을 준공하면서 사업 기반을 탄탄하게 다졌다. 폴리실리콘 제조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원천기술을 보유하면서 독보적인 기업으로 등극할 위상을 갖추기도 했다.

금융위기? 오너리스크 ‘울상’

그러나 최근 몰아친 글로벌 위기와 전 세계 태양광 최대 수요처인 유럽에 금융위기가 확대되면서 태양광 부품 수요가 감소하자 직견탄을 맞고 있다. 동종업계들도 태양광 사업 시황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지만 OCI가 겪는 태양광 사업 부담은 더욱 크게 와 닿는다. 대부분의 사업 매출이 이 분야에서 많이 나왔고, 2012년에도 이 부문 성장을 위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터였다. 때문에 태양광 사업 부진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박상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도 태양광 공급 과잉에 따라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하는 등 태양광 공급 체인별 현물 가격 하락폭이 재차 확대되고 있다”며 태양광 업체의 불투명성을 지적한다.
우리투자증권도 지난달 19일 “2012년 상반기까지 태양광 업황개선 불투명”이라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재정위기 불확실성으로 단기간 신규 대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태양광 발전소 건설 관련 파이낸싱 위축 우려 상존”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최근 OCI 내부에서도 제일 바쁜 부서를 택하라고 하면 ‘IR’부서를 꼽는다. 주가가 1/3 토막난 상황이라 이에 대한 항의성 전화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명 포털사이트에서도 OCI주가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차이를 보인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태양광 사업의 기대성이 크다. 현재보단 먼 미래를 보아야 하는 것이 태양광 사업이다”라고 주장하는 반면 “주가 하락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라”라는 문책성 평가들이 주를 잇는다.
 

한 투자자는 “주가가 주변의 영향을 받았다 해도 1/3 토막은 너무 한 것 같다”며 “60만 원대에서 20만 원대로 무너지는 건 단순 주변상황 때문이라고 보기는 불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 OCI의 주가는 지난해 4월 22일 65만7000원이던 것이 지난 5일 장마감에선 22만6500원을 기록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10월 5일에는 17만4500원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일각에선 OCI의 주가 하락에는 오너 일가 자녀들의 지난해 증권거래법 위반도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의 아들들의 불미스러운 행동 검찰의 조사를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한창훈)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OCI 주식을 사들여 시세 차익을 본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로 이 회장의 장남 이우현 부사장에게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 벌금 10억 원을 선고했다고 지난해 4월 초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차남 이우정 넥솔론 대표이사에게는 벌금 2억50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는 죄질이 무겁고 거래규모와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규모 역시 상당하다”며 “동종전과가 없고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추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OCI측은 “주가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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