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폭로한 전당대회 전 살포됐던 돈봉투 속에는 현금 300만원 외에 ‘박희태’라고 적힌 명함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고 의원은 8일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출석해 “2008년 7월 전대(3일) 2~3일전에 의원실로 현금 300만원이 든 돈봉투가 전달됐으며, 봉투 안에는 ‘박희태’라고 적힌 명함이 들어있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당대회 다음날인 7월4일 이 사실을 알았고 즉시 보좌관을 여의도 당사 6층 당 대표실로 보내 돈봉투를 되돌려줬다”며 “대표실에 있던 K씨에게 돈봉투를 돌려주며 ‘박희태 대표에게 꼭 보고하고 전달해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처럼 돈봉투를 돌려준 K씨는 박희태 당시 대표가 국회의원이던 17대 국회 때의 비서라는 게 고 고 의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고 의원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에서 털어놓은 진술 내용을 모두 밝힐 예정이다.
한편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돈봉투를 살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73)은 지난 8일 오전 일본,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스리랑카 등 4개국을 방문하는 10박11일간 일정으로 출국한 상태다.
국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해외순방은 당초 예정돼 있던 것”이라며 “방문국 의회의 공식초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일본에서는 제20차 아시아·태평양 의회포럼(APPF) 총회에 참석하고 다른 국가들과는 의회 정상외교를 통해 전통적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지난 7일 올 4월 총선에서 사실상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검찰이 돈봉투를 건넨 당사자가 박희태 의장이라는 고 의원의 진술을 확보한 상황에서 현직 국회의장을 소환하는 초유가 사태가 일어날 것인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동석 기자>kds@ilyoseoul.co.kr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